산업은행이 브라질에서 현지 중소형 상업은행을 인수, 소매금융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병철 산업은행 브라질 법인장은 지난 20일 “브라질 소매금융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점포망을 갖춘 현지 중소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6월 출범한 산은 브라질 현지법인이 소매금융 시장 진출을 추진하게 된 것은 당초 진출 목적인 현지 국내 기업 지원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ㆍ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브라질에서도 유리한 조건에 레알화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환 리스크를 우려해 달러화 자금 조달은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다른 기업들의 추가 진출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산은 브라질 법인은 현재 유가증권 투자 또는 단기금융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반면 브라질 소매금융은 여전히 예대마진폭이 커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다. 현재 브라질 개인대출 금리는 우량고객 기준으로 연 53%에 달하는 반면 예금금리는 13% 안팎에 불과해 예대마진이 40%에 달한다. 일반 서민들에 대한 대출금리는 월 6.5%로 연 80%를 넘고 있다. 박 법인장은 “브라질이 전략에 따라서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산업은행의 해외소매금융 영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한 만큼 현지 시장 조사를 면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 브라질 법인은 LG전자의 현지 매출채권 유동화 작업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시작한다. 이는 1억5,000만달러의 LG전자 매출채권을 자산유동화증권(ABS)화해 매각하는 작업으로 LG전자는 금융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산은 역시 200만달러 안팎의 수수료 비용을 기대할 수 있다. 박 법인장은 “조만간 주간사 은행으로 선정될 것”이라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지원의 첫번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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