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통합 국민은행 3기를 이끌게 되는 강정원(사진) 행장의 경영스타일이 ‘방어’에서 ‘전방위 공격’으로 궤도 수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신한과 우리금융 등 국내 은행의 거센 도전 ▦오는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둔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업무 강화 ▦HSBC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공세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내실 다지기’에 성공한 강 행장이 이제는 ‘공격 경영’의 깃발을 치켜들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 방어에서 공격 모드로=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 강 행장은 “통합 2기에 튼튼히 다진 재무적ㆍ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통합 3기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아시아 금융시장의 별이 되겠다”면서 “글로벌 종합금융회사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년 동안 곳간이 비어 있는 은행 살림을 잘 챙긴 만큼 이제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표명한 것. 실제 지난 2004년만 하더라도 국민은행은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최저 수준의 고객만족도, 낮은 금융감독원 경영실태 평가 등으로 ‘죽어가는 공룡’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써야 했다. 강 행장은 경영전략의 우선순위를 외형확대보다는 자산건전성 제고를 통한 내실경영에 뒀다. 3년 재임기간 동안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54%에서 0.77%까지 낮아졌고 총자산수익률(ROA)은 0.3%에서 1.44%로 크게 높아졌다. 영양실조에 빠진 은행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다진 만큼 향후 3년 임기 동안은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본격화된 영토확장=강 행장의 영토 넓히기는 크게 2가지 차원에서 전개된다. 소비자금융을 통한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와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이다. 최근 연 6.0%에 달하는 정기예금과 적금상품을 대거 선보이며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점이나 자회사나 계열사를 설립해 소비자금융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것은 내수시장 공략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또 증권사와 지주회사를 설립해 은행ㆍ자산운용ㆍ생명보험ㆍ증권을 아우르는 구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금융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내수시장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국민은행은 골드만삭스ㆍ메릴린치 등 글로벌 투자은행과 블랙스톤 등 세계적인 사모투자펀드(PEF)와 공동으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바이아웃, 채권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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