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런던올림픽에서 종합순위 5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만약 개별 기업이 경쟁을 벌이는 글로벌 시장을 산업올림픽으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몇 위나 될까.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포춘 글로벌 500 기업을 대상으로 포춘이 분류한 47개 업종(종목)에 대해 올림픽과 같은 방식으로 순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러시아ㆍ멕시코ㆍ핀란드ㆍ덴마크 등과 함께 종합순위 8위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산업올림픽 순위는 2011년 포춘 글로벌 500 기업 중 47개 업종 내에서 매출 1~3위 기업을 각각 금ㆍ은ㆍ동메달로 지정하는 식으로 매겨졌다. 산업올림픽에서 미국은 24개의 금메달을 차지해 압도적으로 종합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일본이 2위, 독일이 3위, 중국이 4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전자업종에서 1위를 기록하며 위상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메달 총수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금메달만 1개로 영국(5개)ㆍ이탈리아(3개)에 뒤진 종합순위 1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산업올림픽의 경우 한국의 출전 기업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경련은 "메달 총수에서 우리나라 순위가 떨어진 것은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돼 있는 우리 기업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13개 기업만이 포함되는 데 그쳐 미국 132개, 중국 73개, 일본 68개, 독일 32개에 비해 현저하게 뒤졌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대기업으로 불리는 기업들이 해외에서는 500대 기업에 포함되지 못해 사실상 글로벌 대기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우리가 산업올림픽에서 더 많은 메달을 따려면 현재 글로벌 수준에 있는 우리 기업이 메달권에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업종별 순위가 세계 10위 안에 든 기업은 철강 부문의 포스코(4위), 건설ㆍ기계(조선) 부문의 현대중공업(6위), 자동차ㆍ부품 부문의 현대ㆍ기아자동차(7위), 전자 부문의 LG전자(8위) 등이었다. 특히 글로벌 1위 기업과의 매출 차이가 평균 2배 이내로 메달권 진입을 노려볼만한 기업으로는 포스코, 현대중공업, 현대ㆍ기아차 등이 꼽혔다.
한편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우리 기업의 업종이 전자, 자동차, 철강, 건설ㆍ기계(조선) 등의 제조업과 에너지 등 일부 업종에 편중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이 진출하지 못한 불모지 분야에 대한 육성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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