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판교 신사옥(사진)에 사내 병원을 도입한다. 그동안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일부 대기업이 주요 사업장에 사내 병원을 설치한 적은 있었지만 국내 게임업체가 사옥 내에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신축 중인 판교연구개발(R&D)센터에 임직원을 위한 사내 병원인 메디컬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판교R&D센터 2층에 들어서는 엔씨소프트 메디컬센터는 임직원과 임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진료 과목은 소아과, 내과, 정형외과 등이며 기존 동네의원과 같은 1차 진료기관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에 마땅한 의료 시설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직원 복지 차원에서 어린이집과 연계한 병원을 신사옥에 운영할 예정"이라며 "병원 운영에 필요한 의사와 간호사수는 사옥 이전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임직원들의 의료 서비스를 위해 사내 병원을 도입하면서 엔씨소프트 판교R&D센터는 명실상부한 판교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엔씨소프트가 사내에 병원까지 도입하는 파격적인 시도에 나선 데에는 김택진 대표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 내 위화감을 해소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려면 직원 복지를 대폭 강화해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달 초 경남 창원에서 열린 프로야구단 엔씨다이노스의 정규 시즌 첫 경기에 임직원 1,100여명 전원이 원전경기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엔씨소프트 신사옥에 사내 병원까지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게임 업계는 일제히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주요 게임업체들은 직원 복지와 사기 진작을 위해 심야 콜택시, 안마사, 안식 휴가, 체력단력실 등 다양한 복지 제도를 운영해 왔지만 상대적으로 예산이 많이 드는 병원을 도입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일부 업체가 외부 병원과 위탁하는 방식으로 사내 병원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예산 문제로 인해 불발로 끝난 적이 있다"며 "국내 게임 업계의 맏형인 엔씨소프트가 신사옥 이전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만큼 게임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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