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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반과 창업

대학 강의실은 4년 동안에 두 차례 큰 변화를 보인다. 첫번째는 새내기가 대학생활 1년을 보내고 2학년이 될 때이다. 남학생 상당수가 군에 입대하여 그 빈 자리를 편입생의 새 얼굴들이 채운다. 두번째 변화는 4학년 2학기에 일어난다. 강의실은 사회진출을 앞둔 대학생들의 고뇌와 방황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 어떤 학생은 '끝날 것 같지 않던 대학 생활'이 이제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때늦게 후회된다고 말한다. 올 봄까지만 해도 잡지기자가 되고 싶은 열망을 가졌던 한 여학생은 방학 동안에 취업한 선배, 동기를 만난 후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진술한다. 그저 좋아하기만 한다고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말이다. 나는 언론실무특강 강의실에서 졸업반 학생들에게 이력서를 써보라고 시킨다. 어떤 학생은 정작 적어 넣을만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력서를 쓰고 난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술회한다. 그래서 이력서에 한줄이라도 더 넣어보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는데 생각이 미쳐 '전자상거래 자격증'을 딸 준비를 한다는 학생도 나온다. 지난 주에 나는 SBS의 '창업사관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졸업반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 창업 자금이 필요한 젊은이 한쌍이 출연하여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마주 앉은 투자자 4명은 질문과 반론을 통해 창업자의 계획을 검증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이다. 이를 본 학생들의 반응은 크게 세가지로 나뉘었다. 첫째는 자금을 청구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창업 희망자에게서 도전자의 의욕과 열정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이색적인 젊은 창업자와 더불어 사고를 공유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드리는 것이다. 두번째는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시행착오를 감당해야할 젊은이에게 투자자들이 너무 쉽게 현금 1700만원을 쥐어주는 것 같다는 비판적인 시각이다. 세번째 반응은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비판이다. 젊은 창업자의 나약한 모습을 더 많이 비추고 일부러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시청자들 마음을 조리게 만든 것은 '꾸며낸 감동'이라는 것이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컴퓨터 활용능력, 전공, 자기소개서, 외국어 성적, 관련자격증에 우선 순위를 두고 심사한다고 한다. 4학년 2학기는 '취업'이라는 단어가 아주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시기이다. 안병찬(경원대 교수)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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