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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현오석-김중수 정책화음도 잘 이룰까

고교·대학·대학원 동창에다<br>대통령 경제비서관 등 공통<br>"한은 독립성 침해" 부를수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의 닮은꼴 인연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학교 동문인 것을 비롯해 걸어온 길도 비슷하고 개인적 친분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서 '찰떡 궁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일단 현 내정자와 김 총재는 경기고등학교, 서울대 상대 동문으로 세 살 많은 김 총재가 선배다. 현 내정자는 충북 청주 출신이지만 상경해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서울에서 다녔다. 두 사람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김 총재는 1979년, 현 내정자는 5년 뒤인 1984년에 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력에서도 두 사람은 비슷한 길을 걷는다. 물론 현 내정자가 행정고시 14회에 합격하면서 관료의 길로 들어서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 이어진다. 김영삼 정부에서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대통령 경제비서관을 지냈다. 또 김 총재는 1997년, 현 내정자는 2001년 각각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특별보좌관을 맡는다. 김 총재는 한림대 총장, 현 내정자는 세무대학장을 지낸 것도 유사하다. 현 내정자가 현재 맡은 KDI 원장직을 김 총재는 2002년부터 3년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국제 경험이 풍부한 것 역시 공통점이다. 현 내정자는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로 일했고 김 총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준비사무소장에 이어 OECD 대표부 대사직을 수행했다.

최근까지 두 사람은 한은이 매월 개최하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정기적인 만남을 가져왔다.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뒤 지극히 말을 아끼는 현 내정자이지만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김 총재와) 어떤 때는 전화통화를 하며 정책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할 정도로 가깝다. 김 총재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고 현 내정자 역시 "(경제수장 간)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 역시 두 기관의 원만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하지만 성장론자로 알려진 현 내정자와 김 총재 간의 긴밀한 관계는 오히려 중앙은행의 독립성 침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 원장 재임 시절 KDI는 한은의 소극적인 금리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고 김 총재는 이에 대해 즉답을 피하며 불편한 심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일단 인선 발표 후 두 사람의 첫 대면은 한 차례 미뤄졌다. 20일 한은에서 개최하는 경제동향간담회에 현 원장이 국책연구소 수장으로 참석해야 하지만 KDI 측은 한은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 내정자 대신 김준경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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