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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수국조 원칙 무너뜨린 조선 코리아 기술력

■ 현대중공업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수주<br>中 "우리기술론 만들수 없다" 한국 기업에 선박 건조 SOS<br>1만8400TEU급 7억弗 규모… 차이나머니 물량 가뭄에 단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에 선박을 주문한 곳은 중국 2위 해운사인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이다. 중국의 조선 일감은 중국 조선업체가 자체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의 경우 중국 조선사가 소화할 수 없는 최첨단 선박이어서 한국 조선사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차이나머니의 일감이 물량가뭄에 시달리는 우리 조선업계에 단비를 내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중공업은 6일 중국 상하이에서 CSCL사와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총 7억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길이 400m, 폭 58.6m, 높이 30.5m로 축구장 4배 크기이며 20피트 컨테이너 1만8,400개를 실어 나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하반기부터 이들 선박을 차례로 선주사 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中 국수국조 원칙 한국 기술력에 무너져=중국 정부는 이른바 '국수국조(國需國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수국조란 중국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한다는 원칙이다. 이에 따라 중국 해운사 및 에너지업체들은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등을 발주할 때 반드시 자국 조선소에 물량을 배정한다. 이 같은 국수국조 정책에 따른 풍부한 자국 발주 물량은 중국 금융권의 적극적 지원과 함께 후발 중국 조선사들이 한국 조선을 가파르게 추격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CSCL은 이 같은 국수국조 원칙을 버리고 이번에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을 만들 업체로 한국의 현대중공업을 선택했다. 이유는 중국 조선사들이 아직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만들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에서 지금까지 540여척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풍부한 경험과 고연비ㆍ친환경 선형 등 앞선 기술력, 빠른 납기 등 까다로운 선주 요구사항을 반영해 자국 내 발주를 우선시하는 중국 해운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한중 조선사 간 기술격차가 가장 큰 선종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이라며 "현재 중국 조선사는 1만3,000~4,000TEU급 컨테이너선까지 건조할 수 있지만 선박의 품질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조선 초대형 컨선 시장 독주 이어질 듯=앞서 중국 최대 해운사인 COSCO 역시 2005년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였던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바 있다. 이들 사례에서 보듯 국수국조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선사들이 한국 조선사에 대형 컨테이너선 물량을 발주하는 일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은 사실상 한국 조선업계의 독무대나 다름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AP 몰러-머스크로부터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 선박은 현대중공업이 이날 1만8,400TEU급 선박을 수주하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기록을 갖고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들 선박을 오는 6월부터 차례로 선주사 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올 1월 캐나다 시스판사로부터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의 주문을 따냈다. 이와 함께 중동 선사인 UASC도 현재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가량의 발주를 추진 중인데 이 물량도 한국 조선사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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