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전체 직원의 5%가 넘는 1,500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고참급 여직원에게 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직원을 대상으로 1주일간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대상자는 고졸·전문대 출신의 여직원 600~700명이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에 대해 40개월분의 급여와 자기계발비 1,5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앞서 올해 초 사무관리직 과장급 이상 직원 1,500명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 중 3분의2가량인 1,0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고참 여직원을 직접 지목하고 나선 이유는 이들 직군이 연봉에 비해 생산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선 경기가 최대 호황을 보였던 지난 2010년대 이전 입사한 고졸·전문대 출신 여직원들은 서무직으로 입사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대졸 사원에 버금가는 연봉을 받아왔다.
하지만 회사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져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돌입하면서 이들 여직원을 감축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일시적인 자금 부담은 있지만 여직원들의 희망퇴직에 대한 문의와 건의 등 일부 여론이 있어 본인 의사를 존중하는 선에서 희망자에 대해 퇴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이미 조직 슬림화 작업을 끝내 구조조정 단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연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이 작업 이후에나 인력 감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제기된다. 반면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인 대우조선해양은 당분간 인력 감축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사실상 정부가 주인 역할을 하면서 꾸준한 이익을 내는 기업이 직원을 자를 경우 그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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