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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위협하는 '카톡 선물하기'

입점 브랜드 1,400개에 상품 종류 6만개 넘어

4년만에 폭발적 성장세

8조 육박하는 시장 놓고 모바일 쇼핑 치열한 각축전



# 쇼핑 마니아로 통하는 회사원 정민이(27)씨는 얼마 전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벼락특가' 코너에서 제주도 한라봉을 구입했다가 깜짝 놀랐다. 소셜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제품과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은 훨씬 저렴하고 배송도 일사천리로 완료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카카오톡에는 음료수 교환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상품이 다양해 쇼핑 재미가 쏠쏠하다"며 "카카오톡에서 쇼핑을 시작한 뒤로 매번 소셜커머스와 비교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대대적으로 모바일쇼핑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70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발판으로 카카오톡이 본격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서면 고스란히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모바일 쇼핑 서비스 '선물하기'에 입점한 상품은 최근 1,400개 브랜드에 상품 종류만 6만개를 넘어섰다. 지난 2010년12월 5개 브랜드의 100개 남짓한 상품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출시 당시만 해도 모바일 상품권을 카카오톡 친구에게 선물하는 창구에 불과했다. 부담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편의점, 커피전문점, 베이커리 등의 교환권이 주를 이뤘고 판매되는 상품도 1만원 이하의 소액이 대다수였다. 신규 회원 확보와 모바일게임 서비스에 주력하느라 상대적으로 선물하기 서비스가 소외된 측면이 컸다.

하지만 올들어 유통업계 곳곳으로 선물하기 서비스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카카오톡은 소셜커머스를 위협하는 '모바일 쇼핑의 잠룡'으로 급부상했다. 가전제품, 화장품, 액세서리, 공연상품에 이어 생활용품, 육아용품을 선보이더니 최근에는 신선식품과 지역 특산물까지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인기 상품을 파격가에 구입할 수 있는 '벼락특가' 와 '명품잡화' 코너는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알뜰족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지난 4월 아예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회원사로 가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이어 패션·잡화 전문 서비스인 '카카오스타일'도 최근 입점 브랜드가 100곳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어 상품군을 더욱 늘리고 실속있는 특가전을 마련하는 등 서비스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파상 공세에 티몬·쿠팡·위메프가 주도하는 소셜커머스는 비상이 걸렸다. 소셜커머스 3사의 가입자가 3,000만명 수준에 불과한 반면 카카오톡은 국내 가입자 3,700만명을 포함해 글로벌시장에서 1억5,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카카오톡이 국내에서만 운영 중인 모바일쇼핑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면 단숨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얘기다.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소셜커머스가 가격 경쟁력과 상품군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톡이 소셜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적으로 내놓는다면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이 올 하반기 모바일 결제대행(PG) 서비스까지 도입하면 모바일쇼핑 시장에서 영향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기존에는 카카오톡에서 결제할 때마다 신용카드 번호와 휴대전화 인증을 거쳐야했지만 앞으로는 미리 입력해놓은 카카오톡 비밀번호만으로 간편하게 결제가 완료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쇼핑에 최적화됐다는 소셜커머스의 모바일 고객 비중이 70% 내외인 반면 카카오톡은 100% 모바일 플랫폼"이라며 "카카오톡이 모바일쇼핑의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올해 7조6,000원으로 전망되는 국내 모바일쇼핑 시장의 각축전도 달아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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