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 '맛집 찾기' 특명이 떨어졌다. 백화점은 식품 매장 차별화를 위해 명인ㆍ명장 상품을 경쟁적으로 발굴, 입점시키고 있고 홈쇼핑ㆍ편의점은 유명 맛집 음식을 브랜드화시켜 단독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덕분에 조계종의 사찰음식을 비롯 대대손손 전해내려온 종갓집 장류, 유명 중국집의 자장면, 지역 대표 특산물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먹거리들이 잇달아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마다 전국 곳곳의 명품으로 알려진 식품을 단독 계약, 경쟁적으로 입점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이달초 사찰음식 전문매장을 오픈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사찰음식을 담당했던 홍승 스님이 20여년에 걸쳐 습득한 노하우를 토대로 장아찌, 나물류 등 20여종의 사찰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는 또 '명품 된장'으로 알려진 전남 담양군 창평 고씨 10대 종갓집의 종부(宗婦) 기순도씨가 35년전부터 배워온 '기순도 된장'을 올초부터 내놨으며 얼마전엔 '명품 반찬'으로 유명한 약선 요리 연구가 박희자 교수가 운영하는 '고메홈' 매장을 들여와 반찬류 등을 팔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초 산지 명인과 명장이 만든 상품만 모은 '한국 명식품관'을 열어 12개 브랜드 100여품목을 단독으로 운영중이다. 신지식인 이성호 선생이 45년간 지리산에서 재배한 장생 도라지를 포함해 양양 자연송이농산 대표 박영학 송이버섯, 국가지정 전통식품명인 박흥선씨의 지리산솔송주 등이다. 롯데는 명식품관 매출이 급증가함에 따라 잠실점과 부산점으로 확대하는 한편 명인ㆍ명장 상품을 계속 발굴, 하반기 두배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남제주군 남원읍의 흑돈 전문농장인 '길갈농장'과 계약해 '제주 청정 흑돈'을 판매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순부터 강원도 철원지역에서 재배된 유기농 콩을 사용한 두부를 단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전통다과 연구가 윤연자 선생의 떡전문점인 '윤이바지'와 초코렛 아티스트 국내 1호인 수원여대 김성미 교수의 명품 수제 초콜릿 브랜드 '제일 몽따뉴'를 입점시켰다. 백화점만큼 '명품급'은 아니더라도 편의점과 홈쇼핑 역시 유명 음식점 상품 발굴에 한창이다. GS25는 지난 6월 '매운 맛'으로 유명한 명동의 틈새라면 가게와 제휴해 '틈새라면'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엔 국내 최초 자장면집인 '공화춘' 자장면을 상품화시켰다. GS25는 또 울릉도와 손잡고 '울릉도 오징어'를 내놓은데 이어 영동 명물인 '산골 오징어'도 판매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다음달 유명 라면가게 제품을 브랜드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업계도 '놀부 소갈비'(GS홈쇼핑), '현풍 박소선 할매집 곰탕'(CJ홈쇼핑), '의정부 부대찌개'(농수산홈쇼핑), '닭불구이'(우리홈쇼핑) 등 먹거리 상품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