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사내 전산시스템을 별도 IT법인으로 분리하고 고객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던 KT플라자의 창구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전산망 통합을 위해 신설되는 IT법인에 KTF의 전산실 직원도 함께 배치할 것으로 알려져 양사간 합병을 위한 포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4일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회사내 전산관리시스템을 관리하는 IT 본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KT프라자(옛 전화국)의 고객서비스 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 경영을 맡기는 것을 노사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KT는 이를 위해 법인설립위원회를 구성, 7월 이사회를 거쳐 이르면 8월 신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KT의 전국 전산센터 등에 있는 700여명의 직원들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신설법인으로 이동하고, 외부에 위탁되는 KT프라자의 근무인력은 기업고객컨설팅(ITC) 분야로 재배치된다. 주목할 점은 신설법인이 삼성그룹의 전산망을 통합 관리하는 삼성SDS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신설법인은 삼성SDS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며 “8월경에는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법인에 자회사인 KTF 직원들까지 포함시킨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KT는 KTF와 전산망 통합을 위한 협의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신설법인에 KTF의 전산실 인력 100명도 합류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KT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KTF와의 합병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달 유통망 통합에 이어 불과 보름 만에 IT센터 분리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은 조만간 합병이 공식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행보를 볼 때 KT가 이미 합병을 위한 사전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합병은 발표 시기만 남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아직 합병을 위한 걸림돌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KT의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기관에서 합병의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과 외국인 주주들의 시각”이라며 “SK그룹과 LG 통신계열사 그룹의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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