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시즌을 앞둔 벤처캐피탈 업계가 올해 신설된 한국벤처자산관리를 통해 부실자산 처분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 M벤처투자, 기은캐피탈, 일신창투, 바이넥스트 등 12월 결산을 앞둔 벤처캐피탈이 한국벤처자산관리를 통해 부실자산을 매각했거나 매각을 준비 중이다. 한국벤처자산관리는 지난 6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산업은행, 한국벤처투자가 공동으로 설립한 유한회사로, 벤처 투자로 인해 발생한 부실자산을 인수해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벤처자산관리는 부실기업 1개당 1,000원이라는 헐값에 벤처캐피탈의 보유지분을 사들이지만, 벤처캐피탈 입장에선 ‘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것. 실제로 기은캐피탈의 경우 이번에 16개 회사, 68억원을 한국벤처자산관리에 매각한 결과 18억원의 법인세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높아진 벤처캐피탈은 더 적극적인 벤처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벤처자산관리는 당초 지난 달 말까지 마감하려던 접수기한을 이번 주까지 연장하고, 업계에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는 것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김형수 한국벤처자산관리 대표는 “올해 벤처캐피탈 업계가 대체적으로 이익을 냄에 따라 법인세 절감을 위해 부실자산 매각에 적극적일 것”이라며 “감액손실 여부를 판단하는 기간이 일주일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간을 이번 주까지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벤처캐피탈 업계는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세컨더리 펀드’를 운영해왔으나, 아예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주식은 계속 보유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또 이렇게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회계상 감액손실 처리를 했다고 해도 부도가 아니라면 현행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한편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가 보유한 부실자산 규모는 연간투자액 6,700억원(2002년~2006년 평균)의 약 10%인 670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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