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가 전반적인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은행주는 독야청청이다. 은행업 지수는 이달 16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신한금융, 하나금융, 외환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등은 괄목할만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동안 주가가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데다 미국의 JP모간체이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놓자 국내에서도 금융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의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다소 엇갈린다. 일단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3ㆍ4분기를 기점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게 낙관론의 근거다. 그러나 은행 수익을 평가하는 또 다른 축인 충당금 부담(대손충당금+대출채권 매각 및 상각 손실)이 생각만큼 큰 폭으로 감소하지 않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NIM 상승에다 M&A 이슈도 부각=은행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쪽에서는 일단 NIM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예금 금리 조정으로 국내 주요 은행들의 3분기 평균 NIM은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8년 4분기 정기예금 금리가 3분기 때보다 높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NIM 상승추세는 4분기에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M&A 이슈도 또 다른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에는 우리은행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등 은행산업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M&A 이슈는 장기적으로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을 높여주는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적 모멘텀은 크지 않아"=반면 실적 모멘텀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은행권의 3분기 실적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데다 충담금 비용 감소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8개 은행의 3분기 순이익 전망은 1조9,04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 대비 13.7% 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회성 이익의 비중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NH투자증권의 김은갑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전산센터 매각이익, 외환은행의 법인세 환급 등을 감안할 때 은행주의 3분기 순이익을 크게 평가하기 어렵다"며 "실질적으로는 전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충당금비용 감소 속도도 더디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유재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충당금부담이 전분기보다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은행업종에 대한 중립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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