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신용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연 4% 수준의 높은 금리를 주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ABS가 발행됐다. 1월에 1조2,000억원, 2월에 2조3,000억원치 발행됐다. ABS는 지난해 총 51조3,000억원이 발행돼 1999년 최초 발행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대 발행량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ABS 발행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ABS란 부동산과 매출채권·유가증권·주택저당채권 등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증권을 말한다. 주로 이동통신 단말기 구매시 발생하는 할부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통신사가 발행하며 다른 기업들도 화물운임채권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론 채권을 바탕으로 ABS를 발행한다.
ABS의 매력은 신용등급이 높다는 점이다. 매출채권 등 안전자산을 기초로 발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AAA등급으로 발행된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ABS의 73.9%가 신용등급 AAA이었다. 대한항공이 지난 2월 항공화물 운임 매출채권을 기초로 발행한 ABS의 신용등급은 AA-로 대한항공 자체 신용등급(A)보다 높았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만기에 원리금 지급을 받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발행금리도 높은 편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AAA등급의 ABS 평균 발행금리는 동일 등급의 일반 회사채 평균 금리보다 0.07~0.11%포인트 높았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ABS는 일반 회사채에 비해 유동성이 낮고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 조항으로 만기 이전에 조기상환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돼 동일 등급 회사채 대비 금리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ABS에 투자할 수 있다. 공모형식으로 발행된 ABS 물량을 떼다가 증권사들이 리테일 판매망을 통해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한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운임매출채권을 기초로 3,300억원 규모의 공모 ABS '칼 제11차 ABS'를 발행하자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칼 제11차 ABS'는 만기 9~39개월로 설계됐으며 발행금리는 9개월물이 연 4.2%, 39개월물이 연 5.28%였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데다 만기도 짧아 인기를 끌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에도 700억원 규모의 공모 ABS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도 대우건설이 발행한 '플랜업복현유동화1-1'ABS를 판매하고 있다. 만기가 2014년 8월10일로 지금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 3.67%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ABS는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한다"며 "금리 매력이 있는 ABS를 적정한 비중으로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