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된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 속에 결국 7개월 만에 올 들어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금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내다 판 주식대금이 사들인 액수를 넘어서며 7개월 만에 누적 기준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목전에 둔데다 최근 중국 경기도 부진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팔자' 행보가 부각돼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안감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올해 누적 매수액(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 거래 합계)이 지난 25일 기준 순매도로 바뀌었다. 2월 25일 이후 외국인이 7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해 전체 매도 규모는 아직 401억원 정도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장기간 매도 우위 속에 외국인의 누적 투자액이 마이너스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 문제'였지만 추세적 투자 흐름이 두드러져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이른바 주요2개국(G2) 리스크가 커지자 한국을 상당수 신흥국과 비슷한 반열에 놓고 주식을 대거 내다 팔고 있다. 실제 8월5일부터 9월15일까지 외국인은 29거래일 연속 한국 주식을 내던졌다. 이후 잠시 소강 국면을 거쳐 지난 21일부터 다시 닷새 연속 팔자 행보를 지속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당분간 부진한 흐름 속에 횡보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이 24일(현지시간)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확고히 하고 중국 기업들의 지난달 순이익이 8.8% 줄며 2011년 이후 최대 감소율을 보여 29일 중국 상하이지수와 일본 증시는 하락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는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흐름과 맞물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 역시 51%선이 무너졌다. 25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76%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15일 올 들어 처음 50%대로 떨어졌으며 이는 지난해 7월18일(50.97%)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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