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가 동영상 서비스 및 기기 전쟁에 들어갔다. 손 안의 TV인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부터 인터넷의 각종 동영상 정보를 찾아보는 동영상 검색 서비스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DMB폰과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들에 대한 인기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 더욱이 MP3플레이어나 내비게이션 등 동영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제품들도 컨버전스 추세에 맞춰 동영상 기능을 새로이 추가해 동영상 기기 싸움에 가세했다. 이제 동영상 전성시대가 시작된 셈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상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동영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양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동영상 관련 산업이 IT업계의 핵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ㆍ포털에 이어 방송사까지 가세=현재 동영상 콘텐츠 확보 전쟁을 주도하는 곳은 이동통신업계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TU미디어를 통해 위성 DMB를 서비스중이다. 또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준’과 ‘핌’ 등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통사에 이어 방송사들도 이동중에도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한다. 방송사들이 12월부터 시작하는 지상파 DMB는 동영상 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이동통신사들이 단말기 보급을 꺼리는 것이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남아 있지만 선호도가 높은 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이 재전송 되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포털 사이트의 동영상 검색 서비스 경쟁도 뜨겁다. 네이버와 야후는 커뮤니티 포털 다모임의 미니홈피에 있는 동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제휴를 맺었다. 엠파스와 드림위즈도 인터넷방송사인 판도라TV의 동영상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야후와 다음은 동영상 콘테스트 등을 통해 창작 동영상도 지속적으로 확충해가고 있다. KT, 하나로텔레콤, 다음 등은 삼성전자 등과의 협력을 통해 TV포털 사업을 벌이고 있다. TV포털은 인터넷TV의 전 단계로 셋톱박스를 통해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내년부터 광대역 통합망을 통해 인터넷ㆍ방송ㆍ전화를 모두 인터넷 망으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가 본격화되면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동영상 재생 기기 경쟁도 치열=한편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기 개발 및 판매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등 단말기 업체들은 위성DMB폰과 지상파 DMB폰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위성 DMB폰이 10여종에 이르고, 위성DMB와 지상파 DMB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듀얼 DMB폰도 곧 출시된다. 또 PMP도 DMB 시청이나 통신 기능을 결합하는 등 컨버전스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1위의 PMP업체인 디지털큐브가 처음으로 PMP와 내비게이션 기능을 결합해 내놓은 제품이 대박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SK C&C가 최근 위성 DMB 시청이 가능한 컨버전스 PMP를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내년 초에 지상파 DMB 수신이 가능한 PMP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팅크웨어ㆍLG상사ㆍ파인디지털 등 주요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동영상 기능을 보강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내비게이션에 동영상 기능이 추가되면서 이들의 내비게이션 판매량은 올들어 지난 3ㆍ4분기까지 이미 40만대를 넘어섰고, 올 한해 판매량은 약 6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03년 내비게이션 판매실적이 15만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무려 4배나 늘어나는 셈이다. 음악감상이 주 목적이었던 MP3P도 동영상 기능을 보강해 컨버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음악 외에는 쳐다보지도 않겠다던 애플의 아이팟이 뜻을 굽히고 5세대 ‘비디오 아이팟’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레인콤, 삼성전자, 코원 등 국내 업체는 지난 해부터 동영상을 지원하는 MP3P를 출시해 동영상 MP3P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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