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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하탄의 유니온스퀘어 동쪽 건너편에 위치한 미국 최대 가전양판점 베스트바이(Best Buy).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베스트바이의 유니온스퀘어점내 IT(정보기술)모바일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숍인숍(매장내 매장)을 연 이후 매장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삼성숍 개장에 맞춰 지난달 말 미국 시장에서 출시된 갤럭시S4 등을 보기 위해 오는 손님들이 부쩍 늘면서 할인매장 구매객들의 동선도 바뀌었기 때문.
지난 13일 오후 6시. 이른 퇴근시간 무렵 베스트바이 2층 에스컬레이터 오른편에 마련된 30평(99㎡)남짓한 삼성매장에는 7~8명 방문객들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곳 상담을 맡고 있는 루이스 맬도나도 체험매장 담당은 "삼성 단독매장이 생긴 이후 가전제품을 사러 위층으로 올라가는 손님들 대부분이 한번씩 들러 삼성 모바일 제품을 보고간다"고 전했다. 유니온스퀘어점 하루 평균 방문객은 3,500~4,000명 선. 이들 상당수가 삼성숍을 방문하면서 삼성 직원 4명이 번갈아 가며 상담에 응해야 할 정도로 북적거린다.
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종류별 체험 매대 가운데 갤럭시S4를 살펴보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 판매도 갤럭시S4,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순으로 많다는 게 판매 직원의 설명이다. 현지 소비자들은 눈동자와 손목 기울임을 인식해 자동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스마트 스크롤,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메일, 동영상 화면 미리보기가 가능한 에어뷰, 찍는 사람도 한 화면에 같이 담아내는 듀얼카메라 등 첨단기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자신을 아이폰 사용자라고 밝힌 브랜드(19)씨는 "애플의 방대한 콘텐츠 때문에 아이폰을 줄곧 상용해 왔는데, 아이폰에서 볼수 없는 갤럭시S4 기능을 보고 매우 흥미로웠다"며 "스마트폰을 교체하게 된다면 갤럭시로 바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상담직원은 현지 태블릿PC시장의 애플 아이패드 점유율이 80%를 넘지만 이곳 삼성숍에서 태블릿 상담과 문의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삼성숍은 갤럭시노트10.1 가격을 기존 549.99달러(61만원)에서 499.99달러(56만원) 낮춰 판매하고 있다.
삼성숍 뒤쪽 기존 애플 전문매장이 있지만 눈에 띄는 개별매장 형태를 갖추지 않았다. 방문객들도 주로 맥북에어 등을 살펴보는 등 노트북 쪽에 몰려있었다. 루이스 담당은"가끔 애플 매장을 엿보면 모바일 기기보다는 액세서리 매대 쪽에 방문객들이 많다"며 "게임이나 멀티미디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다양한 기능에 목말라하는 손님들이 애플에 갔다가 삼성숍으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가격면에서는 국내보다 공격적이다. 베스트바이는 갤럭시S4를 AT&T·버라이즌·스프린트 등 통신사가입 조건으로 199.99달러(약 23만원)로 책정했다. AT&T기준 출고가는 639.99달러(71만원·세금제외). 기기값을 포함해 데이터 1기가바이트(GB)기준 월 통신료는 100달러(11만원)수준이다. 삼성은 애플 텃밭인 미국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택했다. 베스트바이내 삼성 체험매장은 1호점을 낸지 한 달도 안된 현재 500여점에 이른다. 아이폰 아성인 뉴욕주 베스트바이 64개 매장 가운데 45곳에 삼성숍이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베스트바이 1,400여곳 전 매장 입점 완료시점을 당초 6월말에서 이달 말로 앞당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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