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는데…'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를 위해 경제정책 수장들이 마련한 '환송회'가 22일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열렸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모임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도로 마련됐다. 이 총재와 임기 동안 주요 사안을 두고 서로 돕기도 하고 맞서기도 했던 윤 장관인 만큼 소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식탁 앞에는 윤 장관 외에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등도 앉았다. 이들은 이 총재와 함께 매주 청와대에서 열리는 경제금융대책회의인 일명 '서별관회의'에서 '갑론을박'하던 구성원들이다. 이날 자리는 평소 수행하던 임원이나 보좌진을 배제한 조촐한 형식이었다. 그래서인지 서로 갓끈을 풀어놓고 가슴에 담아뒀던 얘기를 편하게 주고받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을 중시하는 한은은 '성장'에 방점을 찍는 정부와 항상 협조적일 수만은 없다. 특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금융위기의 파도를 헤쳐나오면서 이 총재의 '매파적(강경)' 성향은 서별관회의 구성원들과 자주 부딪히게 마련이었다. 널 뛰듯 오르내리는 환율을 제어하기 위한 외환시장 정책, 최근 드러난 '출구전략' 논쟁,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한은법 개정안 등을 두고 이 총재는 윤 장관, 진 위원장, 김 원장 등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때로는 얼굴을 붉혀야 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오늘은 치열한 논쟁 대신 덕담이 주로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일을 했던 이 총재에게 '수고하셨다'고 덕담을 건네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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