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들은 대체적으로 지난해 13억~14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기에는 장기 인센티브 형태로 할당된 성과연동주식보상이 빠져 있어 경영실적에 따라 실제 받는 금액은 25억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시중 은행장의 연봉도 대략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제2금융권에서는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이 25억원,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17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대형 금융사들은 평균 10억~20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액 연봉'이라는 지적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금융회사들이 31일 공시한 연봉 내역을 보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3억9,800만원이었다. 급여 9억8,100만원, 상여 4억1,800만원을 수령했다.
한 회장은 이와 함께 장기성과연동형 현금보상(PU)과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PS)으로 각각 1만5,020주를 부여 받았다. 장기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주식으로 절반을, 현금으로 절반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는 2015년 4월에 경영성과를 통해 결정되는데 대략 현 주가(4만5,000원)를 감안하면 총 13억5,000만원 정도가 된다. 연봉과 거의 같은 금액을 장기 인센티브로 받는 셈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한 회장과 비슷한 13억3,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기본급여 9억여원에 상여금으로 4억3,600만원이 더해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장기 인센티브 형태로 받은 성과연동주식보상이 빠져 있는데 김 회장은 3만9,580주(14억원 상당)를 받았다.
하나금융은 3년간(2013~2015년)의 장기적인 경영성과 평가에 따라 보상할 계획으로 오는 2016년 3월 지급 금액이 최종 결정된다. 하나금융은 실적 등을 감안할 때 최종적으로 받는 장기 인센티브는 현재 시가의 50~7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럴 경우 김 회장은 13억3,800만원에 10억원(14억원의 70% 수준)을 더해 약 24억원가량을 받게 된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도 이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6월 취임한 임종룡 NH농협지주 회장은 5억원이 넘지 않아 이번 공시 대상에서 빠졌고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5억원을 넘는 연봉을 받았다.
시중은행장 중에서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연봉이 단연 돋보였다.
서 행장은 총 13억1,0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한 회장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장기성과연동형 현금보상과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으로도 각각 1만6,700주를 받게 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연봉은 10억3,000만원(급여 7억6,000만원, 상여 2억7,000만원)을 기록했고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도 지난해 총 10억4,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하나금융 내 양 행장은 똑같이 2만8,600여주(10억원 상당)가 성과연동주식보상 형태로 지급됐다.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은 총 6억3,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퇴직금 1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보험권에서는 삼성생명의 박근희 전 부회장이 25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총 17억2,500만원을 받았고 고바야시 마사모토 롯데캐피탈 사장의 보수총액은 8억7,1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계의 한 고위 임원은 "장기성과를 반영해 받는 인센티브가 많고 올 들어 보수체계도 성과에 연동하는 형태로 많이 개편해 실제 받는 금액은 예상치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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