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해진 조직 대수술 예고 흐트러지기 쉬운 조직 구성원에 분발 촉구 의미연말 정기인사 폭·대상 한층 더 확대 가능성 커져증권등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려 공격경영 채비 이규진 기자 sky@sed.co.kr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4년 만에 신규인력 채용을 줄인 것은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인력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발 나아가 연말께 단행될 삼성그룹 정기 인사의 폭과 대상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취업 희망 1순위인 삼성은 해마다 가장 많은 신입사원을 뽑아왔기 때문에 이번 채용 축소는 취업시장 전반에도 잔뜩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만큼 삼성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부담도 커졌다는 얘기다. 삼성이 고심 끝에 채용 축소라는 고육지책을 선택한 것은 자칫 흐트려지기 쉬운 조직 구성원들에게 분발과 각성을 촉구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2003년을 제외하고 10년 가까이 반도체 호황을 누려왔다"며 "이 과정 속에서 조직이 비대해져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10년 동안 확대일로의 성장전략을 추구하면서 생긴 비효율과 낭비요인을 이참에 대폭 수술, 조직 슬림화와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특히 전자 부문의 계열사들이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공채인력을 절반 정도 축소한 것은 실적이 워낙 좋지 않은데다 전사 차원의 조직 슬림화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2ㆍ4분기 영업이익이 2001년 2ㆍ4분기 이후 5년반 만에 1조원 미만 수준인 9,100억원으로 줄어들자 조직 통폐합과 신수종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7월 전격 인사를 통해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을 메모리부장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박종우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에게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 사업부장을 겸직하게 했다. 이에 더해 최근 D램 가격 하락 반전 등 하반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삼성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반면 올 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증권과 엔지니어링 등은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신입사원을 맞아 '주마가편'식 공격경영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전자 부문을 제외하면 삼성그룹 전체로는 오히려 채용인원이 늘었거나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금융 부문의 상반기 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원에서 60% 증가했다. 또 중화학ㆍ서비스도 지난해 상반기의 7,000억원보다 85% 성장한 1조3,000억원을 기록해 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한편 삼성전자가 채용인원을 대폭 줄이면서 하반기 채용시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주요 그룹 9곳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9,46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100명에 비해 6.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인크루트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채용을 진행해온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채용인원을 대폭 줄인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7/09/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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