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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수퍼뱅크시대] 구조조정 일단락 금융 정상화길로

「일차 수술 끝」. 조흥-강원은행간 합병발표를 계기로 말도 많던 은행 구조조정 작업이 일단락 됐다. 외환은행과 일부지방은행의 정상화작업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큰 줄기는 가닥을 잡은 셈이다. 1년여만에 1차 외과수술을 마무리지은 은행, 그 과정과 앞으로의 과제를 5회에 걸쳐 정리해본다.은행은 변했다. 변한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구조조정을 단시일내 매듭짓다보니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정부가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는 「선진국 수준」의 은행을 만들기 위한 작업, 이는 어쩌면 이제부터 새로운 출발선상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제까지 진행해온 구조조정 작업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체험하지 못했던 외형변화=한보그룹 부도직후인 97년1월 이석채 당시 청와대 수석. 그는 『은행도 망할 수 있다』라는 말을 꺼냈다. 당시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충격적 발언이었다. 1년반 뒤인 98년 6월29일. 은행은 망했다. 5개 은행이 P&A(자산·부채이전)방식으로 셔터를 내렸고, 제일·서울은행은 외국인 주인을 맞게 돼있다. 초유의 합병작업도 이어졌다. 상업-한일, 국민-장기신용, 하나-보람에 이어 조흥-강원은행간 합병 등 4건의 짝짓기가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은행원 3만여명이 떠났다. 우러러보이던 은행장의 후광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탈도 많던 구조조정 과정=정부는 당초 9월말까지 1단계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이후에는 조건부 승인은행 등에 대한 뒷마무리 작업을 완결지으려 했다. 그러나 이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외환은행에 대한 정부지원이 미뤄지고 있는게 대표적 사례. 탈도 적지 않았다. 퇴출은행 선정당시의 갈등은 사례중 하나. 금융계에서는 평화은행이 퇴출대상임에도 불구, 노동계 무마차원에서 정치적 고려에 따라 막판 회생했다는 설이 아직까지도 나돌고 있다. 충청·충북은행이 퇴출선정 당시 최종 순간에 뒤바뀌었다는 풍문도 나돌았다. 은행퇴출 직후의 전산망 혼란도 부족한 준비가 빚어낸 산물. 구조조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보니 신용경색이 일어났고, 수많은 기업이 도산으로 내몰렸다. 자칫 외과수술이 몸속에 「가위」를 넣은채 봉합만 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외형규모는 평준화, 전략은 차별화=1년새 은행구도는 180도 달라졌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후발은행의 약진이었다. 선발시중은행이 대규모 부실여신으로 멍든 사이 후발은행은 안전성을 무기로 엄청난 수신증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수신고에서 선발 6개 은행을 앞지른 상태. 반면 은행들의 전략은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다. 합병은행들과 신한은행이 21세기 리딩뱅크를 외치며 종합금융그룹을 목표로 삼고 있는 반면 주택은행 등은 틈새시장을 노리며, 차세대 선발주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경영·조직의 개혁바람=외환은행은 이사회를 영어로 진행한다. 주택은행의 행장은 월급을 1원만 받는 조건의 스톡옵션을 선택했다. 시중은행의 본부는 10개내의 사업본부제로 탈바꿈했다. 상당수 은행이 비상임이사를 주축으로한 분야별 이사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조직시스템도 적지않은 변화를 겪었다. 백화점식 지점경영은 막을 내리고, 지점특성에 따라 가계금융과 기업금융 등 업무를 구분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SPOKE)」제도가 도입됐다. 동네점포에까지 전문화 바람이 일고 있는 것. 급여시스템도 당장 내년부터는 일부은행에서 능력에 걸맞는 연봉제가 도입된다. ◇변화는 이제부터=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의 변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단정했다. 구조조정 작업이 외형변화에 치우쳐 왔다면 이제부터는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 게중에서도 체계적 여신시스템 확립은 가장 시급한 명제다. 정기영삼성금융연구소장은 『은행원의 책임을 덜어주기 위한 가장 시급한 방책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져온 여신관행을 과학적 시스템으로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를위한 핵심요소중 하나가 은행원의 전문화. 후발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원이 만물상 주인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프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원이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특화의 길로 들어서는 길, 그때서야 은행은 본질적인 변화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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