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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부분적으로는 악수

제4보(71~100)


하오 2시. 서봉수9단이 해설실에 들어왔다. 수순을 확인하고 난 서봉수가 껄껄 웃었다. "완전히 자존심 싸움이네. 촌보도 양보가 없어요." 흑79가 멋진 수순이었다. 백80은 두기 싫은 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모양을 빨리 결정지어 달라는 수지요. 오늘 최철한이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정대상이 이렇게 말하다가 '앗!'하고 감탄사를 발했다. 흑81을 보고 놀란 것이었다. 잠시 후에 말을 계속했다. "확실히 최철한이 우리보다 고수는 고수네요." 정대상이 예상했던 그림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5까지였다. 좌상귀를 크게 유린하여 흑이 유망하다는 것. 그러나 최철한은 좌상귀의 실리는 별로 안중에 없었다고 한다. 정대상이 말한 코스도 나쁘지는 않지만 좌변의 흑대마가 다소 염려스럽다는 것이 박영훈, 서봉수의 공통된 견해였다. 흑89는 90과 교환되어 부분적으로는 악수지만 최철한은 선수를 뽑기 위해 태연히 악수를 두고 있다. 해설실의 정대상을 참고도2의 흑1 이하 5를 그려놓고 말했다. "흑이 안전하게 두자면 이 코스입니다. 하지만 최철한은 기질상 이렇게는 두지 않을 겁니다." 정말로 최철한은 그렇게 두지 않았으니 정대상의 해설은 적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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