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의 총 씀씀이가 7조6,722억원에 이르러 우리 경제에 13조3,71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 해외 관광객 중 중국인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중국인 소비패턴에 대한 분석과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산업연구원의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유커는 지난 2007년 106만8,000명에서 2013년 432만6,000명으로 연평균 26.2%씩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35.5%로 가장 컸다. 한국 관광객 3명 중 1명은 중국인인 셈이다. 이는 최근 위안화 강세에 따라 소비 여력이 커졌고 중국 내 반일 감정이 확산되면서 일본 여행 대체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커들의 씀씀이도 날로 커지고 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008년 1,262달러에서 2013년 2,272달러로 80.0% 늘었다. 반면 미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같은 기간 1,370달러에서 1,470달러로 7.3% 증가하는 데 그쳤고 일본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033달러에서 990달러로 오히려 4.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은 2013년 한국에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총지출액의 49%인 7조6,722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 확대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산업연은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총지출이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미친 생산유발 효과가 13조3,7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0년 5조5,812억원의 2.4배 수준이다. 생산유발 효과가 가장 큰 업종은 소매업(쇼핑관광)으로 4조4,873억원이었고 식음료업(1조1,980억원), 숙박업(1조1,83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6조5,425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24만798명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울이나 면세점 등 일부 지역으로 한정된 쇼핑관광 지역을 다변화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부 인증제도를 활성화거나 공동 브랜드를 도입해 믿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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