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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미래가 불안하다
입력2003-05-20 00:00:00
수정
2003.05.20 00:00:00
김영기 기자
자동차와 반도체, 휴대폰, 조선. 연간 수조원의 이익을 창출,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벗어나게 한 주역이자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 경제의 견인차다.
하지만 이들 업종이 과연 앞으로 5년, 10년을 담보할 만큼의 `현재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대부분 전략업종들이 3~4년후 국제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다.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국운이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마디로`넛 크래커(Nut Cracker)에 끼인 호두`신세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톱5를 외치는 자동차를 보자. 흔히 자동차는 그 나라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후방 고용효과만 170만명에 이르고 2년 연속 수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찬찬히 안팎을 살펴보자.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다. 세계 최고의 강성노조와 정책의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는 정부, 그사이 경쟁국들은 미래 자동차 기술을 앞세워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금방이라도 뒷덜미를 나꿔 챌 듯 바짝 다가왔다.
반도체는 어떤가. 올들어 쌓인 무역적자가 벌써 13억달러다. 장비 국산화율은 22%에 불과하고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들은 자력갱생을 자신하지 못한다. 기대는 것은 오직 삼성전자 뿐인데, 그나마 비메모리 경쟁력은 한참 처진다. `반도체 공화국`이란 수식어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던 휴대폰도 퇴조 기미가 완연하다. 경제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FEER)는 국내 업체들이 조만간 고통스런 구조조정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예고하는 형편이다. 기술 로열티 규모가 휴대폰 소매판매가의 5%에 달할 정도로 핵심 기술이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지금 조선은 세계 발주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며 질주하고 있다. 수주 잔량이 2년6개월치에 달해 당분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1~2년후까지 지금이 호황이 이어질지 자신하는 사람은 없다.
낙오냐, 새로운 도약이냐, 한국경제의 캐시카우는 지금 분기점에 서 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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