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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도입안 실효있나/외화무기명채 등 인수처 찾기 쉽지않아
입력1997-12-24 00:00:00
수정
1997.12.24 00:00:00
손동영 기자
◎채권시장 개방도 실기 대부분 “탁상공론” 가능성외화자금난 해소를 위해 마련된 정부정책들 대부분이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가 마련한 외자도입방안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지원과 함께 ▲1백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20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 발행 ▲주식시장 채권시장 개방에 따른 외화유입 ▲정부보증 민간차입 ▲일본·대만 등 주변국의 직접지원 등이 있다.
우선 외평채나 외화표시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의 경우 인수처를 찾기가 쉽지않다. 오는 26일 전국 은행과 증권회사 창구에서 매입할 수 있는 외평채 국내소화분은 10억달러로 판매단위는 미화 1백달러, 1천달러, 1만달러, 10만달러, 1백만달러 등 5종류다. 매입한도는 없고 자금출처도 일절 불문에 부쳐진다. 그러나 과연 국내에 숨어있는 달러화가 이 수준에 이를지, 있다해도 과연 외평채로 흡수될지 확신할 수 없다.
해외에 발행하는 9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는 미국계 금융기관들이 인수의사를 밝혀왔다지만 국가신용도가 투자위험도가 높은 정크본드수준으로 급락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유효할지 미지수다.
증시나 채권시장 개방은 이미 실기했다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환율이 진정되기는 커녕 날이갈수록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증시나 채권시장으로 들어올 외국자본은 없다. 게다가 외환당국은 환율을 안정시킬 능력마저 없다. 『자본시장을 열어놓았으니 외화가 들어올 것』이란 기대는 말 그대로 「기대」일 뿐이다.
정부가 민간금융기관의 외화차입을 보증한다는 계획은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이미 물거품이 된 상황. 투자위험이 큰 정부의 보증을 믿고 돈을 빌려줄 외국금융기관은 없다.
일본, 대만 등 우방국들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란 순진한 발상도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IMF조차 자금지원에 인색한데 개별 국가가 수백억달러를 빌려주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주변국들의 립서비스에 불과한 얘기들을 믿고 마냥 기다리기엔 상황이 너무 나쁘다. 금융계는 IMF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 이행조건들을 조속히 실천하는 것만이 외환도입 일정을 앞당기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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