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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株 "사라-팔아라" 경기회복 논쟁
입력2001-04-12 00:00:00
수정
2001.04.12 00:00:00
반도체 경기를 둘러싼 애널리스트간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반도체기업들의 주가가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에 따라 연일 급등락을 거듭하자 투자자들은 투자패턴을 정하지 못해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난 9일 리먼 브라더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댄 나일스가 '올해가 반도체 업계에 사상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지 이틀 만에 강력한 반론이 제기됐다.
지난해 7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아 미국은 물론 전세계 반도체 주가를 떨어뜨렸던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조나단 조셉이 11일 "반도체 경기의 바닥이 멀지 않았다"며 미국 반도체회사들의 투자등급을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조셉은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주문량이 9개월 전에 정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올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부터 반도체 산업은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자일링스 등 미국의 반도체 회사의 투자등급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조정했다. 그는 또 반도체업종 전망도 '중립(neutral)'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한 단계 높였다.
아울러 살로먼스미스바니의 또다른 애널리스트 글렌 영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KLA-텐코, 노벨러스 시스템스등 반도체 회사의 투자등급을 올렸다.
조셉은 지난해 월가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아가며 '반도체 산업에 과잉공급이 우려된다'는 보고서를 내 당일 반도체 주가를 10% 가까이 폭락시키고, 그 이후 한국을 비롯, 전세계 반도체 주가 하락을 유인한 장본인이다.
그러던 그가 견해를 바꾸자 월가 투자자들은 일제히 반도체 주식을 사들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 9%에 이어 이날 8.5%나 올라 이틀째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나일스는 이틀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20% 감소하고, 2ㆍ4분기에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도체경기가 오는 8월경 바닥을 찍을 것이며 주문이 늘어나기까지는 경제상황에 따라 6~9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결국 이들은 반도체 경기가 오는 7~8월경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데는 동의하면서도 회복속도와 전망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셈이다.
조셉의 경우 최악의 상황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는 곧 회복시기도 그 만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 반면 나일스는 최악의 상황에서 정상수준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한참 더 걸릴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A.G. 에드워즈의 반도체전문 애널리스트 크리스 채니는 "두 사람이 동일한 사안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각의 청중들에게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일스가 지난 몇 달새 반도체 매수에 나섰다가 손실을 입은 이들에게 단기 상승시 손절매를 권하는 것이라면 조셉의 경우 장기상승을 믿고 주식매수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충고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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