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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연쇄테러, 내전 불 당기나

최근 이라크 재건에 협조적인 이라크 민간인과 쿠르드족에 집중적인 테러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 치안 악화를 통한 불안감 조성으로 이라크 정부 수립과 재건 작업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내분을 부추기는 연쇄적인 테러가 반복될 경우 자칫 내전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공격 목표는 미군 협조자? 지난 해 5월 전쟁 종료 이후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끊임없이 친미적인 이라크 인을 공격해왔다. 특히 미군의 지시에 따라 치안유지 활동을 하고 있는 경찰서가 주요 표적이 됐다. 올해 들어서는 이라크 과도정부 수립을 위한 미군의 재건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재건사업 참여 이라크인에 대한 공격도 활발해지고 있다. 11일 바그다드 모병센터 앞 테러와 전날 바그다드 경찰서 차량테러는 군과 경찰 지원자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올해 들어서만 수법이 유사한 차량테러가 9번이나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이라크인 261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12일 미군과 이라크 경찰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또 이라크 내 종교나 종족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공격도 감행하고 있다. 지난 1일 아르빌 쿠르드족 계열 당사에서 폭탄이 터져 109명이 사망한 것과 지난 해 8월 이라크 중부 나자프 시아파 이슬람사원이 공격 받은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모센 아브델하미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장은 "저항세력은 치안불안을 가중시켜 과도정부 수립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쇄테러로 인해 미군측의 재건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라크인들이 미군 관련 일을 하는데 주저하고 있다라고 12일 보도했다. 미군은 최근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해체된 이라크군 재건을 위해 최근 TV를 통해 대대적인 모병광고를 했다. 그러나 군 입대를 자원하기 위해 온 이라크인이 공격 받으면서 당장 이 입대 지원자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 현재 미군에 고용돼 경찰과 군 등에서 치안업무에 종사하는 이라크인은 약 15만 정도며, 미군측은 7만명을 추가 모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공격하나 미군정 당국은 일단 이번 테러의 배후에 알 카에다 조직이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의 댄 세노어 대변인은 11일 "이라크 내 알 카에다 조직 책임자로 알려진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라크 내전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자르카위가 작성한 17쪽짜리 쪽지를 공개했다. 이 쪽지에는 이라크 다수파인 수니파와 이라크 전쟁으로 축출된 수니파 정치인 및 엘리트 군 간부들간의 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노어 대변인은 "(경찰서 폭탄테러가 난) 바그다드 남쪽 이스칸다리야는 수니파와 시아파 거주지역의 경계"라며 "연합군에 협력하는 개인들에 대해서도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내용도 쪽지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과도정부 구성을 앞두고 이해관계가 얽힌 이라크 과격 세력들이 외국 단체와 연계해 테러를 기획했을 수도 있다. 마크 키미트 이라크 주둔 미군대변인도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목적으로 외국 테러 단체들도 테러 배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 수니파 지도자인 하레스 알 아리는 이날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 "(미군이 테러배후로 지목한) 자르카위는 상상 속의 인물"이라며 알 카에다 배후설에 의문을 표시했다. 내전으로 발전하나 영국 엑서터대 아랍이슬람연구소의 가레스 스탠스필드 박사는 "알 카에다가 부추길 필요도 없을 만큼 이라크는 이미 내전 발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료도 "구 유고 연방이나 구 소련 등의 경우를 비춰볼 때 이라크 내전 발발 가능성을 실제의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파 이슬람작가인 파미 호웨이디는 "주권이양과 함께 내전 발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 키미트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은 "자치권의 이양시기가 다가오면서 저항세력의 폭력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연합군은 이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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