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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압박골절, 외상없어도 척추손상 가능성
입력2003-12-24 00:00:00
수정
2003.12.24 00:00:00
박상영 기자
서울 잠실에 살고 있는 최모씨(61세ㆍ여)는 어느 날부터 끊어질 듯한 허리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평소 질병도 없었고 나이에 비해 항상 건강하다는 말을 듣던 최씨. 특별히 외상을 입은 일도 없어 일시적인 근육통이라 여기고 그냥 참았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점점 심해지는 통증 때문에 정상적으로 일어서지도 돌아눕지도 못해 하루 종일 똑바로 누워 있어야만 했다.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최씨는 놀랍게도 요추가 골다공증으로 인해 주저앉은 `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겨울철은 60대 이상인 연령층은 수난의 계절이다. 특히 추운 날씨와 눈으로 인해 미끄러워진 도로가 평형능력을 저하시키는데다가 시력까지 떨어진 경우라면 낙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60대 이상 가운데 특별한 외상 없이도 요추가 주저앉는 압박골절 환자가 늘고 있다.
21세기병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2년 3개월(11월~1월)간 노인성 압박골절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수는 59명으로 2001년의 46명에 비해 30%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11월 한달 만에 32명이 병원을 찾아 2001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성연상 부원장은 노인성 압박골절은 중력을 지탱하는 흉추와 요추의 연결부위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특별한 외상이 없더라도 갑자기 앉거나 일어설 때 통증이 올 때는 압박골절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외상이 없기 때문에 가벼운 근육통 정도로 오판해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치료하다가 통증이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일이 흔하다. 압박골절은 무리한 충격으로 인해 척추가 주저앉는 증상. 일반적으로 흉요추에 많이 발생한다. 일반 사람들의 압박골절은 대개 교통사고나 낙상 등 외부충격이지만 균형감각과 반사신경이 떨어지는 장년층은 주로 겨울철 빙판길에서의 낙상으로 골절을 당한다.
하지만 최씨처럼 특별한 외부적 충격 없이 일상에서 허리를 이용한 가벼운 활동만으로도 발생하는 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인해 밀도가 떨어진 척추가 주저앉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노후로 인해 뼈의 내부에 스펀지와 같은 구멍이 뚫리는 현상이다.
뼈의 골밀도가 낮아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 젊은 사람에 비해 뼈가 부러지거나 주저앉을 확률이 훨씬 높다. 실제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는 가벼운 물건을 들거나 창문을 올리는 등의 일상활동 중에 갑자기 허리를 삐끗한 경우가 많다.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허리를 삐끗한 기억조차 갖고 있지 않다.
이처럼 골다공증에 의해 골절이 되면 뼈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쉽게 아물지 못하고 점점 심하게 찌그러진다. 이런 증상이 3개월 정도 이어지면 계속되는 허리 통증과 함께 찌그러진 뼈가 굳게 되고 허리가 굽어진 상태로 고정이 되면 자연스레 활동력을 떨어뜨리게 되어 골다공증마저 심화 시킨다. 또 굽은 자세는 심폐기능을 저하시켜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주로 60대 이후 발생하는 압박골절 환자는 여성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폐경기 이후 여성의 골밀도가 남성에 비해 빠르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실내생활의 증가로 인한 운동부족과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작은 충격이 골절로 이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찌그러진 뼈, 풍선으로 복원할 수 있어
이처럼 흉추와 요추 사이의 뼈가 찌그러지게 되면 대부분 허리 부위에 심한 통증을 경험한다. 특히 앉거나 일어서기가 어려워지는데 이때 무리하게 움직이면 찌그러지는 과정이 반복되어 증상을 악화시킨다.
하지만 이렇게 흉추나 요추 부위에 통증이 있어도 초기 방사선 사진으로는 특별한 변화를 관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시간 간격을 두고 방사선 촬영을 하여 변화사항이 있는지 알아보거나 MRI 촬영을 하면 더욱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압박골절 치료법에는 뼈가 굳을 때까지 절대안정을 취하는 것과 수술적 방법이 있다. 절대안정은 바로 누운 상태에서 이불이나 베개를 다친 부위에 받쳐 허리를 뒤로 제키는 것이다. 하지만 장시간 고통을 견디기가 어렵고 누워 있는 동안 골다공증이 심해지는 단점이 있다.
수술법으로는 먼저 다친 척추뼈에 주사바늘을 넣어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한 다음 단단하게 굳혀 주는 척추성형술을 들 수 있다. 국소마취 하에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시술 후 3시간이면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술 후에도 인접한 다른 척추가 찌그러질 위험이 있으므로 골다공증 치료와 함께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 방법은 최근 개발된 풍선요법이다. 다친 척추뼈에 주사바늘을 넣고 뼈 안에 특수한 풍선을 넣어 찌그러진 척추를 펴준 후 풍선을 빼내고 그 부분에 시멘트를 넣어준다. 시멘트만 넣어주는 방법에 비해 찌그러진 허리뼈를 원래 상태로 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압박골절은 3개월 이상 방치하면 폐가 눌려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고 특히 뼈가 완전히 주저앉은 경우 치료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악화를 막는 지름길이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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