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2004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M&A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증가한 446억달러(총 482건)로 집계됐다. 지난 10년 동안 상반기 거래 중 가장 큰 수준이다.
10년 만에 가장 컸던 M&A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는 대체로 부진했다. 그나마 삼성증권(016360)이 M&A 자문시장에서 토종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톱5에 이름을 올린 것이 위안이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M&A 자문시장에서 62억1,100만달러(5건)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지난해보다 7계단이나 높은 전체 4위(거래금액 기준)를 차지했다.
1위는 82억5,600만달러(4건)를 기록한 모건스탠리, 2위는 80억1,500만달러(44건)의 거래를 만든 도이치은행, 3위는 76억8,000만달러(8건)의 딜을 성사시킨 씨티그룹, 5위는 라자드(2건·59억7,500만달러)였다.
삼성증권이 올 상반기에 크게 도약한 것은 삼성SDI·카카오 등 대형 M&A 자문을 맡은 덕분이다. 실제 삼성증권은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35억3,000만달러에 인수하는 작업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를 약 23억6,000만달러에 합병하는 거래를 모두 성사시켰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JP모건에 이은 2위였던 우리투자증권(005940)은 14위로 급락했다. 올 상반기 우리투자증권이 주관한 M&A 건수는 3억2,700만달러 규모의 레이크사이드CC 1건에 불과했다.
M&A 자본 흐름은 자본 유입(Inbound) 거래 규모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최근 3년 동안 자본 유출(Outbound) 거래가 강세를 보였지만 올 상반기에 양상이 바뀐 것이다.
올 상반기 자본 유입 규모는 120억4,000만달러(총 59건)로 지난해 동기보다 552.8% 증가했다. IB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안호이저부시인베브가 58억달러에 OB맥주를 재인수한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자본 유출거래는 13억달러(총 70건)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77.2% 줄었다.
블룸버그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가 활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상반기에는 LG화학이 미국의 수처리 필터업체인 'NanoH20 Inc'를 2억달러 규모로 취득하는 거래 이외에 눈에 띄는 거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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