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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인니·말련·비 등 금융위기론 고조

◎수출침체·경상적자 확대로/94년 멕시코사태 재판 우려/미 경제학계 일각서 주장【뉴욕=김인영 특파원】 우리나라를 비롯,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 중에서 지난 94년말의 멕시코 페소화 위기와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학계 일각에서는 올들어 동아시아 국가에서 수출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경상수지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페소화 폭락의 전철을 밟게 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문위원인 모리스 골드슈타인 박사(국제경제학)는 멕시코 위기때의 경제지표를 동아시아 5개국의 경제에 적용, 잠재적 금융위기의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멕시코사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멕시코의 채무이행 능력에 의문을 품고 만기가 도래한 대출 채권의 회전을 기피하면서 발생했다. 골드슈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수지적자의 비율은 올해 태국에서 7.7%, 말레이시아 9.7%로 각각 나타나 페소화 폭락때 멕시코가 기록한 7.8%에 비슷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 3.2%로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골드슈타인은 이 비율이 5%를 초과하면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또 멕시코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이 낮은 저축률과 높은 소비수준이었지만 동아시아국가의 경상수지 적자는 높은 투자를 반영한 것으로 생산성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 적자는 새로운 정부청사와 고층빌딩 건설을 위한 투자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 투자가 얼마나 경제성장을 촉진시킬지 의문을 표시했다. 재정수지 면에서는 한국·태국·말레이시아는 재정흑자를 보이고 있으나 인도네시아는 올해 GDP대비 2.4%의 재정적자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산정한 Big Mac 지수에 따르면 환율 면에서 한국 원화는 달러화 대비 19% 고평가되어 있는 반면 태국 바트화, 말레이시아 링기트화는 각각 20%와 36% 각각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사태때 페소화는 달러에 대해 5%정도 고평가돼 있었다. 동아시아국 금융위기를 제기하는 학자들은 비교 지표에 각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위기가 가장 먼저 발생할 나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경상수지 적자 규모만으로 볼때 말레이시아가 제일 위험하고, GDP대비 경상수지 비율로는 인도네시아가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또 경상수지적자, 외채비율, 단기성 투기자금 규모 등을 종합할때 태국에서 통화위기가 재연될 징후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페소화 폭락이 멕시코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직후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 5개국중 한국은 여러지표에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OECD 가입에 따른 금융시장 개방이라는 또다른 변수가 생겼기 때문에 미국 학계의 지적을 의미있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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