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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선 넘어도 사들여… 연기금 '지수 전망' 높아졌다

2000선 언저리때 매도하던 기존 패턴 벗어나

"수익률 측면서 증시 저평가" 매수세 강화할듯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순유입된 연기금 투자금액이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면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줄었지만 매수세가 이어지는 코스피지수 밴드는 오히려 높아졌다. 지수가 1,900 초중반을 형성할 때 매수세가 강화됐지만 올 들어서는 2,000선 위에서도 꾸준히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주식 투자 비중이 정해져 있는 연기금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순매수 지수 밴드가 상승한 것은 그만큼 연기금이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연기금은 올해에도 전년과 비슷한 주식 투자 비중을 세우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00선 안착을 준비 중인 코스피는 하반기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491억원을 사들였다. 올 들어 장이 열린 109거래일 동안 연기금이 순매도로 마감한 거래일은 총 25일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관과 비교하면 순매수 금액은 32.35% 줄었지만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는 얘기다. 특히 올 들어 연기금의 투자 패턴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 볼 때 연기금은 통상 지수가 1,990 초중반일 때 매수세를 강화하고 2,000선 언저리에선 매도하는 전략을 펴왔다. 연기금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3조9,03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는 1,900~1,950에서 가장 많이 움직였다.

하지만 올 들어 연기금이 주식 투자를 결정하는 지수 밴드는 높아지는 모습이다. 올 들어 1,990포인트 중반을 오르내리던 코스피는 지난 4월10일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2,000선에 안착하고 있다. 4월 중반 이후 이날까지 총 41거래일 중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넘은 거래일은 절반인 20일에 달한다. 2,010포인트를 넘어서는 거래일도 총 13일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웃돌았던 거래일 구간과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을 살펴보면 4월10~23일 1,763억원, 5월14~26일과 28~29일 1,588억원, 6월2~3일 1,917억원, 6월10~13일 53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할 때 평균 코스피지수가 높아졌음에도 연기금의 매수세는 계속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절댓값은 전년과 비교해 올랐지만 주가수익률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연기금의 매수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기금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0조1,712억원, 올 들어 이날까지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2조9,491억원이다. 올해에도 연기금이 비슷한 수준의 주식을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하반기 순매수 여력만 7조원이 넘는 셈이다. 외국인이 21거래인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기관의 큰 손인 연기금마저 순매수 대열에 합류하면 올 하반기 증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전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솔루션(IS) 총괄 전무는 "은행 금리가 2.8%까지 낮아진 상황인 만큼 4~5.2%대의 수익률 목표치를 가지고 있는 연기금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 "올 들어 코스피지수의 절대치가 전년보다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 측면에서는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있어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현재 지수 수준을 놓고 보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는 높지만 연말 종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올해 들어 지수가 다소 빠졌다가 다시 올라오면서 연기금이 매수 규모를 늘렸지만 연말 종가와 비교할 때 추가 매수 여력은 더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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