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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경영권 갈등 봉합됐지만…
입력2011-11-30 15:35:19
수정
2011.11.30 15:35:19
갈등은 봉합됐지만 분쟁의 불씨는 여전
하이마트 경영권을 놓고 극한 대립양상을 보였던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각자 대표 체제에 전격 합의하고 휴전에 들어갔다. 양측 모두 날선 대립을 이어가다가는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분쟁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어서 이번 합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 회장의 각자대표 체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총에는 유 회장을 비롯해 70여명의 주주들이 참여했고 선 회장은 위임장을 내고 참석하지 않았다.
단독대표를 요구하던 선 회장이 각자대표체제를 받아들인 것은 주총 표대결에서 질 경우 자리를 내놓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설령 이번 주총에서 선 회장이 이기더라도 유진그룹이 12월로 예정된 콜옵션을 행사해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하면 선 회장이 완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법적 공방으로 가더라도 주주자본주의의 논리상 불리하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유 회장 역시 주총 표대결에서 이겨 주도권을 확보하더라도 임직원들의 집단사직 등으로 인한 영업중단 사태 등이 올 수 있다는 점이 타협카드를 쓰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선 회장의 퇴출로 영업중단 사태가 가시화되면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할 수는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유 회장은 이날 임시주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각자대표 합의 배경에 대해 “모든 것이 잘되기 위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남겼다.
일단 사태는 봉합됐지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먼저 각자대표체제를 어떻게 운영할 지가 풀어야 할 과제다. 공동대표체제는 회사의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공동대표가 합의를 해야만 되고, 각자대표 체제는 업무를 분담해 각 대표가 그 파트를 책임지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유 회장이 재무, 선 회장이 영업 및 마케팅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업무 배분 등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갈등이 재연될 여지가 크다. 유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두 대표의 역할 구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유진의 콜옵션 행사 여부도 변수다. 유진은 이날 합의와 무관하게 이번 분쟁의 도화선이 됐던 콜옵션 행사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진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선 회장 편에 섰던 기관 투자자들도 유진 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며 “바꿔 말하면 각자대표인 선 회장이 코너에 몰릴 경우 또 다시 극단적인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일단 표면적인 갈등은 봉합됐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는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의 분쟁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며 “앞으로 그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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