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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대북사업' 잰걸음

"남북경협 활성화되나" 기대감<br>미개척 광산 많아 원자재 확보 기회 판단<br>일부 대기업, 北에 생산설비 마련도 검토

“된다고 판단이 서면 무조건 선점해야지요.” (모 대기업 관계자) 최근 북미관계가 개선되면서 남북경협과 관련된 재계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 24일 김동진 포스코차이나 사장을 북한에 파견, 무연탄 수입 확대 및 철광석 도입을 발 빠르게 논의했고 국내 대기업의 핵심 계열사 고위간부들도 최근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북한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과거와 다른 사업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더 나아가 개성공단 제품 등 북한 임가공 상품의 한국 원산지 인정까지 이뤄질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대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출형 대기업이 나서고 있다=현재 남북경협을 통한 사업기회를 발 빠르게 알아보는 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위주인 개성공단 등 과거의 경협과는 스케일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대기업들은 특히 북한 프로젝트가 세계적인 원자재 대란에 대한 해법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무연탄ㆍ철광석ㆍ마그네사이트 등의 경우 북한에 미개발 광산이 꽤 있는 걸로 안다”면서 “대규모 자본을 들여 채광 및 운반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함께 진행할 경우 좋은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ㆍ조선 등을 비롯한 일부 수출주도형 기업들은 북한에 생산설비를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개성의 경우와 같이 토지사용권을 내줄 경우 남측의 자본과 북측의 검증된 노동력을 결합, 국제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북한산 제품을 수입하게 되거나 북한산 임가공 제품의 한국원산지 인정이 이뤄질 경우 파괴력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상사 “할 일 많다”=미개척지에 도전하는 노하우를 갖춘 종합상사들도 대북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당시 ㈜대우)은 남북협력사업 제1호로 남포에서 셔츠ㆍ재킷ㆍ가방공장을 4년간 운영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 LG그룹 대북사업 창구 역할을 하던 LG상사 또한 10년 전까지만 해도 경협 담당자를 서울과 베이징에 배치하고 사업기회를 모색했다. 종합상사들은 최근 수년 동안 자원개발에 올인하며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왔다. 북한에는 자원 외에도 인력송출ㆍ3자무역ㆍ임가공ㆍ농수산물 등 여러 가지 비즈니스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대북사업 노하우를 가진 인물들이 이끄는 기업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현대아산 부회장으로 경협사업을 주도하던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도 모래 등 골재, 인력송출, 수산물 반입 등 대북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인프라 구축이 전제돼야=일각에서는 북한의 취약한 인프라가 경협의 한계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우인터내셔널에서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빼면 큰 자물쇠가 열리는 것”이라면서도 “도로ㆍ철도ㆍ항만ㆍ전력ㆍ용수ㆍ에너지 등 산업 기반이 턱없이 부족해 단시간에 답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급속히 경색된 남북관계로 북측과의 네트워크가 헐거워진 부분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한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고위관계자는 “결국 정부가 공기업들과 함께 차세대 대북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틀을 짜줘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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