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줄기세포조작' 논란] 주요 쟁점들 배아 줄기세포 과연 있었나, 지금은…"있다-없다" 공방속 김선종 연구원 "8개 존재했다" 논문 조작은 관련 3인 모두 인정, 사실로 드러나 최수문기자 chsm@sed.co.kr 관련기사 서울대 조사위원회, 黃교수팀 조사 착수 줄기세포 바뀐 것 왜 11월까지 몰랐나 김선종 연구원 증언따라 진위논란 희비 갈려 NYT "연구 중요성 감퇴 안돼" 靑참모 책임론 불거져 지난 2005년 5월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된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의 실체는 무엇일까.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16일 기자회견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반박, 여기에 애매모호한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실게임’이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논문 조작에 대한 논란은 공동 연구진이 철회 요청을 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줄기세포가 과연 한두 개라도 존재했는지, 또 누군가 그것을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와 바꿔치기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오히려 격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황 교수와 제2저자인 노 이사장, 그리고 핵심 연구원이었던 김 연구원의 진술을 분석해본다. ◇줄기세포 ‘있다, 없다’로 갈려=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과연 있었나, 그리고 지금은. 논문을 제출한 시점인 3월15일부터 몇 개의 줄기세포가 있었는지 살펴보자. 황 교수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애초 6개의 줄기세포가 1월9일 곰팡이 오염으로 훼손되는 바람에 미즈메디병원 등에 별도로 보관해둔 2개(2~3번 줄기세포)만 남았고 그 뒤 6개를 추가로 만들어 총 8개의 줄기세포를 11개로 부풀려 논문을 신청한 후 부풀린 3개는 논문을 제출한 후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11개 줄기세포 중 이미 6개는 미즈메디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 바꿔치기됐고 이를 11월18일 자체조사에서 알게 됐다. 따라서 냉동상태로 남은 5개의 줄기세포를 검증해봐야 하는데 이것도 바꿔치기됐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황 교수팀은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현재로서는 맞춤형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의견은 다르다. 노 이사장은 처음 만들어진 줄기세포가 훼손된 후 급하게 만들어진 9개의 줄기세포는 ‘실체가 없다’고 말한다. 사진을 찍을 정도의 줄기세포로 배양하고 테라토마 검증을 하는 데 최소한 3개월은 걸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미즈메디에 보관됐던 2개(2, 3번)의 ‘진위’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 2개의 줄기세포가 거짓이라면 황 교수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지 않은 셈이 된다. 반면 김선종 연구원은 중간적인 입장을 취했다. 우선 그는 “황 교수가 2, 3번 줄기세포 사진으로 (사이언스에 제출할) 11개 줄기세포 사진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며 연구성과가 상당히 부풀려졌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은 채 “8개의 줄기세포가 확립돼 있었고 3개는 준비 중이었다”고 말해 존재 자체는 받아들였다. ◇논문은 조작됐다=논문이 조작됐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 수위는 각각 다르게 주장하고 있지만 세 사람 모두 이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언스에 논문 취소를 요청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황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는 모두 8개뿐이었고 사이언스 논문 게재 이후 3개를 더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존재하지 않는 줄기세포 3개를 논문에 실었다는 말로 조작을 시인한 것이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의 학자적 양심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11개로 만든 것은 적어도 줄기세포가 10개 이상은 돼야 국제학계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황 교수가 직접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가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나와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다고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도 2개의 줄기세포 사진으로 11개를 만드는 등 논문 데이터 조작에 대해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논문조작에 대한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고 필요하면 검찰 수사에도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5/12/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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