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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구조조정 충격최소화"
입력2000-10-01 00:00:00
수정
2000.10.01 00:00:00
"기업·금융구조조정 충격최소화"
김각중 전경련 회장
『우리 경제가 고유가 등 여러 불안요인을 안고 있지만 위기는 결코 아닙니다』.
김각중(金珏中)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실상과는 달리 경제위기론이 자꾸 불거지면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 등을 초래해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서로 힘을 모아 노력하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金회장은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보다 정교하게 추진함으로써 충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金회장은 이어 하루속히 민관 공동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가동시켜 시급한 경제현안을 논의, 산업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정부가 발표한 제 2차 금융·기업구조조정 청사진이 퇴출보다는 회생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만 많은 기업들이 불안해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바람직한 기업구조조정의 방향과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부는 현재 단기간내에 워크아웃, 대기업 사업구조조정 등 기업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원칙에는 동의하나 구조조정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나아가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까 걱정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조속히 처리할 사안과 시간을 두고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을 구분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는 금융시장의 불안과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해요. 따라서 정부가 기업구조조정의 수순과 스케줄을 정교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4대그룹의 경우 채권금융기관의 출자를 불허할 방침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이 경우 생존을 위해서는 대주주의 사재출자 및 출연 등이 불가피하지 않겠습니까.
기업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채권금융기관의 출자전환이 필요할 경우 4대그룹이든 아니든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4대그룹 계열사라고 무조건 채권금융기관의 출자를 허용치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출자전환 여부는 채권금융기관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국적인 차원에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기업들 스스로가 자발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펼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채권금융기관도 출자전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들어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경련은 긴급 회장단 회의를 통해 「현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위기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만.
유가급등,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경제여건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나 경제위기로 간주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지난 97년말과 현재의 거시경제 및 금융지표를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주가 등 일부 지표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양호합니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경제위기론이 증폭되면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을 가져와 경제불안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 기업, 소비자, 등 모든 경제주체가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확고한 목표아래 합심해 노력한다면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일 때 수행하시면서 현 경제상황과 관련해 말씀을 나누실 기회가 있으셨을텐데요.
경제현안과 관련해 金대통령께 말씀을 드릴 기회는 없었습니다. 다만 일본무역협회에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대통령께서는 전경련과 일본의 경단련이 서로 협력해 좋은 답을 내주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바로는 한국과 일본간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중장기적으로 추가적인 경제성장 및 무역흑자 확대가 가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은데 정부의 경제운영에 대해 바라시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최근의 고유가 추세가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물가상승속에 경제성장세 둔화속도도 빨라져 스테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물가상승이 국내의 수요증가가 아니라 유가상승 등 외부의 비용증가에 따라 일어나는 만큼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정책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과 같이 저금리 위주의 안정적 거시경제정책을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해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같은 과정에서 정책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난 8월 진념(陳稔) 경제팀과 경제5단체장은 회동을 통해 기업구조개혁 5대원칙의 이행사항을 점검한 후 미비사항과 함께 규제완화, 준조세 감축, 부품산업 육성 등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정부에 제시하기로 했었지요.
현재 전경련을 비롯해 각 단체별로 역할을 분담해 정부에 제시할 안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전경련은 기업개혁과제 5대원칙 이행사항을 점검키로 하고 30대 대기업그룹을 대상으로 5대과제에 대한 이행사항을 파악중입니다.
이같은 작업은 곧 마무리될 것입니다. 이밖에 준조세 감축문제는 전경련, 규제완화는 대한상의, 부품산업 육성문제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중심이 되어 각 단체의 의견을 취합한 후 종합적인 의견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각 부문별로 방안이 모두 취합되면 빠른 시일내에 정부측에 제출한 후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제난 극복과 경제발전을 위해 정부와 재계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칭)를 설립키로 합의했습니다. 그 가동 시기와 구체적인 활동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전경련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가경쟁력을 강화키 위해 「국가경쟁력강화민관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것을 여러차례 정부에 건의한 바 있습니다.
마침 지난 9월7일 진념(陳稔) 재경부장관이 전경련회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여 현재 준비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 위원회에서 정부와 재계가 하루속히 머리를 맞대고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활동방안에 대해서는 정부측과 협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논의될 수 있다고 봅니다. 고유가대책 등 시급한 경제현안부터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남북 당국자간의 회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남북경협도 곧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대북사업 비전과 전망을 설명해 주십시오.
남한의 기술과 자본이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과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남북한이 상호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남북경협은 기업의 능력을 고려해 시장원리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경련은 앞으로 남북경협이 진척되는 정도에 따라 시기별·단계별로 적합한 대북사업 실천 종합계획을 만들어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전경련은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을 지원키 위해 일본기업의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달중 열릴 한·일재계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사항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이번 회의에서는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일본의 자금지원문제를 포함해 7개의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입니다. IT산업에 대한 제휴방안과 함께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한·일간의 자유무역추진문제도 주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과 일본간의 부품산업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방침입니다.
대담 : 이종환 산업부장 jwlee@sed.co.kr
정문재기자
입력시간 2000/10/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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