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기아자동차 사장이 최근 해외 철강공장을 예고없이 방문하는 등 철강사업에 각별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정 사장의 대를 잇는 철강사랑은 특히 현대차와의 차별화된 독자행보와 맞물려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9일 현대ㆍ기아차 그룹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달말 유럽 방문길에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둘러본 데 이어 현대하이스코 코일센터를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철강사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의선 사장은 지난달 28일 당초 일정에도 없던 현대하이스코 슬로바키아 코일센터를 방문했다”며 “정 사장은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는 코일센터를 일일이 둘러보고 현지 임원으로부터 상업생산에 대한 계획을 직접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기아차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자동차 강판의 제품 생산량을 정확히 점검해 생산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지시할 정도로 철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2만평의 부지에 세워질 슬로바키아 공장은 모두 2,8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30만대 규모의 자동차 강판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이에 앞서 올 초에도 정몽구 회장과 함께 현대제철의 고로 건설 현장을 함께 찾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과 함께 현대제철의 고로사업 현장을 찾았을 때는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었다”며 “하지만 이번 슬로바키아 공장 방문길에서는 설비에 대해 꼼꼼하게 묻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뚜렷했다”고 전했다. 그룹 주변에선 정 사장의 남다른 현장 경영에 대해 슬로바키아 공장을 자신의 경영수완을 대내외에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정 사장이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대규모 해외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경쟁력의 상당 부분은 자동차 강판의 품질이 좌우하기 마련”이라며 “자동차에 대한 정 사장의 애정이 높은 만큼 철강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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