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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찾아왔던 찬스

제6보(101~130)


천야오예가 22로 막자 옥득진은 말했다. "당연히 막아야지요. 우물쭈물하다가 흑이 슬라이딩을 하면 백대마가 죽으니까요." 슬라이딩이란 흑가를 말함이다. 지극히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 백22가 완착이었음이 대국 이튿날 밝혀졌다. 박정상과 함께 이 바둑을 검토하던 윤준상이 백22를 멍청한 수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한다. "구리의 수순에 문제가 있었다. 흑21이 그릇된 수순이었다. 그 수로는 우하귀의 보강부터 하는 것이 옳다." 참고도1의 흑1 이하 4가 쌍방의 올바른 수순이었다는 것이 윤준상의 분석이다. 실전의 수순과 똑같지만 뒤바뀐 수순 속에 변수가 숨어 있었다. 백22로는 참고도2의 1 이하 5로 둘 자리였다. 이것이라면 실전과는 4집 정도의 차이가 있으며 이 수순을 밟았더라면 천야오예가 이 바둑을 이겼을 가능성이 짙다.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었는데 긴장한 천야오예가 그것을 놓쳐 버린 것이었다. 구리가 예측했던 그대로였다. 2연승 후에 2패로 쫓긴 구리보다 2연패 후에 2연승을 한 후야오예의 긴장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철한이 한 말을 소개한다. 제4국이 끝나던 날. "잠깐 방심하면 구리도 별수없이 한칼에 날아갈 것이다. 구리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제5국은 구리가 이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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