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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 산정 방식을 놓고 금융소비자연맹과 생명보험협회 간에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핵심 쟁점을 정리해보면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수익률 산출 방식이고, 나머지 하나는 펀드 설정일과 관련된 이슈다.
금소연에서는 가입자가 낼 보험료를 전체로 놓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생보협회는 아직 내지도 않은 보험료를 다 낸 것처럼 가정한 수익률은 가당치 않다는 반론을 편다. 비교 대상이 된 보험 상품의 출시 일도 제 각각이라 불공정 비교 논란을 빚고 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용역을 받은 금소연이 변액보험수익률을 산정해 발표하다 보니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 알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평가의 잣대가 객관적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익률을 가지고 보험사에 경각심을 주겠다는 애초의 취지가 지나치다 보니 되려 보험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만 더 안 좋게 됐다"고 볼멘소리를 내놓았다.
정부 자금 지원을 받은 금소연이 과연 공정한 심판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원천적인 자격 시비와 함께 고령화를 맞이해 이런 식의 정책 몰이가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일종의 문제제기인 셈이다.
◇수익률 산출, 엄밀성 떨어져=금소연의 수익률 산정 방식을 꼼꼼히 따져 보면 생보사들의 불만은 일리가 있다.
수익률은 투입 원금 대비로 계산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금소연은 수익률 계산을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월납식도 일시납 방식으로 따졌다. 예컨대 10년 동안 월 20만원을 납입한다고 가정할 때 마지막 달에 납입된 돈의 경우는 고작 한 달만 운용되는 셈이지만 수익률 산정에는 이런 디테일한 요소들이 반영되지 않았다.
보험료에는 위험보험료나 사업비 등 보험사의 비용도 포함돼 있는데 금소연은 이를 무시하고 단순히 고객이 낸 보험료 총액 대비 수익률만을 따졌다. 생보사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에 사업비 등이 포함된다는 점은 사실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좀 뭣해 속으로만 끙끙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교 대상 상품도 시비 낳아=평가 대상이 된 상품의 판매 시기도 제대로 고려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이와 관련해 생보협회는 두 가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단 지난해 4월을 전후로 나와 고작 1년 정도 운용된 상품도 비교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단기실적을 가지고 미래수익률을 가정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설정된 펀드는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맹점도 같은 맥락의 연장선에서 자리한다. 실제로 이번에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발표됐던 교보생명의 '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은 올 1월부터 판매됐다. 비교 대상이 된 상품들이 판매 시기와 운용 기간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객관적인 비교는 애당초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금소연 측은 "금융 소비자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은 자신이 가입한 상품의 수익률이지 보험사 입장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감안해달라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고객 알 권리 차원에서 소득이 있다는 주장인 셈이지만 정작 노후에 필요한 연금 등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주고 있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 상품이 미래 노후에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이슈가 수익률에 집착하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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