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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대외불안(국내 파장)] 수출입 관련 무역금융만 빼고… 은행들 외화대출 중단
입력2011-09-25 17:33:47
수정
2011.09.25 17:33:47
유럽계 만기연장 거부 늘자 외화채권 추가 발행 등 "유동성 확보하자" 총력전
[커지는 대외불안(국내 파장)] 수출입 관련 무역금융만 빼고… 은행들 외화대출 중단
유럽계 만기연장 거부 늘자 외화채권 추가 발행 등 "유동성 확보하자" 총력전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은행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불과 지난달 "충분히 외화를 확보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던 모습과 딴판이다. 위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농후해졌고 다급한 유럽계 은행이 외화차입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도 지난 23일 시중은행 외환 담당자들을 불러 "금리에 연연하지 말고 최대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라"고 당부했다.
겉으로 드러난 외화유동성 수치만 놓고 보면 당분간 위기를 버틸 정도는 된다. 외환보유액은 3,000억달러를 넘어 위기 때 국가의 충격 흡수 능력이 커졌고 은행 자체의 외화유동성 비율도 100%를 넘어 관리 수준인 85%를 훨씬 웃돈다.
위기 때마다 외화부족을 증폭시켰던 은행권의 단기 외화차입 비중은 27.8%로 지난 2008년 말(50.1%)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다 우리ㆍ신한ㆍ하나ㆍ국민 은행 등 4대 은행이 확보한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통장 성격의 단기 외화차입)만 해도 24억달러에 달한다.
그렇지만 당국이나 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위기감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의 외환담당 고위관계자는 25일 "단기차입의 만기 연장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고 외화채권 발행금리도 크게 뛰고 있다"면서 "유럽의 위기가 더 깊어지면 국내 은행이 버틸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위기감을 조장한다는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무조건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금융 당국의 전망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 비해 정부나 금융권의 대응능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감내할 능력에도 한계는 있다"면서 "유동성 부족 신호는 외화유동성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외은 지점에서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충분히 확보했다는 외화의 수치도 뒤집어보면 맹점이 많다. 무엇보다 8월 말 16개 국내은행의 외화 단기차입 차환율(만기연장비율)은 157.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당장의 외화유동성에는 여유가 있지만 역으로 단기차입 차환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도리어 악재가 될 수 있다.
은행이 비정상적인 국제 금융시장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단기차입금에 대한 차환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차환율은 높아졌지만 단기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더 많은 차환이 어렵게 돼 유동성 위기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다급해진 유럽계 은행은 벌써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다 금융감독 당국이 지난달 12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마친 외환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일부 은행이 기준에 미달했다. 외화를 충분히 쌓아놓지 못했다는 것인데 감독 당국이 외화를 더 확보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은행들은 만기 연장이 막히자 추가로 외화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하나은행은 4억~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고 신한은행도 1억달러 이상의 달러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올해 안에 외화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외화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외화채권 발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조금이라도 안정을 되찾으면 그때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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