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공무원노조단체들간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돌고 있다. 노조 가입 및 단체교섭 대상을 둘러싼 양측간의 갈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최근 공무원노조단체가 법외 노조로 남을 경우 불법 단체로 규정, 엄정 대응키로 해 지난 2004년처럼 정부와 공무원노조의 정면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6급 이하 공무원의 노조결성 및 단체협상을 허용하는 공무원노조법이 오는 28일부터 발효돼 5. 16 군사쿠데타 이후 45년만에 공무원 노조 활동이 합법화된다. 그러나 각각 14만명 및 7만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공무원노조법이 노조활동을 크게 제한한다며 법외노조를 고수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무원노조법 시행령은 6급 공무원 가운데 지휘감독 권한 및 인사, 예산, 감사 등의 부서 근무자는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공노와 공노총은 이를 지키려면 현재 조직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6급 공무원의 대다수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단체교섭도 예산, 법령, 조례, 기관운영,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은 다룰 수 없다고 정해 실질적인 교섭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도 업무 성격에 따라 노조 가입 자격을 제한하고 있어 관리 업무 담당자의 노조가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보수 및 조직구성 등이 법에 의해 정해지는 공무원의 특성상 단체교섭이 법에 우선할 수 없어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5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와 공무원노조법 시행이 맞물려 일부 지자체와 기관별로 법외 노조와 단체협상을 벌일 경우 정부가 사후제지에 나서는 등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03년과 2004년 2년간 36개 지자체가 법외 노조인 전공노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가 정부의 지침으로 이를 파기하는 혼선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와 공무원노조의 단체교섭, 특별 교부세 삭감 및 관련 공무원 징계 등 정부 대응, 노조 반발로 이어지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가입할 방침이어서 노동운동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전공노는 25~26일 제3기 위원장 선거와 동시에 민주노총 가입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데 후보자 3팀 모두 민주노총 가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합류하면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을 제치고 국내 최대 규모의 노동단체로 부상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전공노, 전교조, 공공기관 노조 등 공공부문이 노동운동의 주력으로 부상, 공공부문이 제조부문을 제치고 앞으로 한국 노동운동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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