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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핵심향해 수사 가속
입력2003-05-08 00:00:00
수정
2003.05.08 00:00:00
고광본 기자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9일 특검에 소환된다. 이는 곧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등 현대 경영진에 대한 수사확대를 뜻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대북송금의 핵심적 역할을 한 국가정보원의 전 기조실장이 조만간 소환되는 등 당시 국정원과 청와대 핵심부로 수사가 접근하는 형국이다.
◇김충식씨 뭘 조사하나= 김씨는 지난 2001년 10월 현대상선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미국 체류 중 “정몽헌 회장이 이유없이 4,000억원을 대출 받으라고 해서 대표이사로서 완강히 거부했고 끝내 사표까지 냈다”고 주장해 산업은행 대출 과정에서 외압여부와 현대 계열사들의 추가 송금의혹 등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는 지난 7일 오전 공항 귀국인사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혀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고 말해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가 2000년 8월 엄낙용 당시 산은 총재에게 4,000억원 대출상환과 관련, “우리가 사용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과 정 회장으로부터 대출신청을 지시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2000년 6월초 이근영 당시 산업은행 총재와 박상배 영업1본부장을 만나 산은에 긴급대출을 요청해 놓고도 은행에 제출한 대출약정서에 서명을 거부한 이유와 김씨가 지난달 26일 귀국하기로 했다가 경유지인 일본에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경위도 조사할 계획이다.
◇현대 경영진도 본격 수사= 특검은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몽헌 회장 등 현대측 관계자, 엄낙용 전 산은총재, 국정원측 등과의 대질심문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조만간 정몽헌 회장,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당시 건설사장),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 현대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환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종훈 특검보는 이와 관련,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와 현대건설 관련해서도 수시로 회계자료 등을 제출 받고 (추가 송금의혹에 대한) 조사도 상당부분 진척됐다”고 말해 이르면 이달 중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 조사도 핵심부로 접근=특검은 국가정보원이 대북송금 과정에 핵심역할을 했다고 보고 송금당시 기조실에서 예산을 맡았던 김모 과장(6일)에 이어 8일 김모 예산기획관(2급)을 소환했고 조만간 최규백 전 기조실장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표추적 결과 국정원이 외환은행을 통해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의 북한단체 계좌로 2억달러를 보낸 단서를 포착, 중국은행 서울지점 간부도 소환, 대북 송금 루트도 조사했다. 따라서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과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와 국정원 핵심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형국이며, 궁극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출장조사 또는 서면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파장이 클 전망이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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