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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수요 풍부"… 기업 회사채 발행 늘린다

저금리 심화로 뭉칫돈 몰려<br>LG전자 2000억서 3000억으로<br>국고채와 금리차도 좁혀졌지만<br>우량종목 회사채는 강세 이어질듯


최근 저금리로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들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고채와 회사채 간의 금리차이가 0.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심화로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당분간 회사채 강세 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4일 공시를 통해 오는 10일 당초 2,000억원 규모로 계획했던 회사채 발행 물량을 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1,200억원 규모로 예정했던 3년 만기 회사채의 규모를 1,700억원으로 확대하고 5년 만기물도 8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500억원 증액했다. 발행 금리는 3년물은 민간평가사 대비 0.01%포인트 낮은 3.10%, 5년물은 3.19%로 결정됐다.

LG전자가 이례적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회사 측 희망금리 범위 내로 참여 신청을 한 기관투자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전자가 회사채 발행 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조사에서 3년물은 2,600억원, 5년물은 1,300억원이 몰렸다.

회사채 발행액을 확대한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7일 당초 5년물 회사채를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려 했지만 기관의 수요가 몰리자 300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이처럼 회사채 증액발행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국고채 수익률이 사상최저를 기록하는 등 저금리 현상이 심화되면서 마땅히 투자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회사채 쪽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이날 장중 2.75%까지 내려가며 사상최저치를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고 5년물과 10년물 역시 각각 2.82%와 2.99%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 대형증권사의 채권 담당자는 "LG전자를 비롯한 우량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시중에 돈이 넘치는데 마땅히 투자할 만한 곳은 보이지 않으니 회사채 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발행 담당자도 "발행액이 소폭 늘어난 것은 몇 번 있었지만 LG전자처럼 1,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은 수요예측제도 도입 이후 처음 보는 현상"이라며 "유동성이 워낙 풍부한데다 (국고채) 절대금리가 너무 낮다 보니 수요가 넘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관들의 수요가 회사채로 몰리다 보니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신용스프레드)도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과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 간 금리차는 올 초까지만 해도 0.87%포인트에 달했지만 6월 말 0.57%포인트까지 줄더니 지난 3일에는 0.5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금리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AA- 이상 등급을 중심으로 회사채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이보다 더 좁혀진 적도 있다"며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한 회사채의 상대적 강세는 좀 더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채 간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A급 이하 회사채의 경우 국고채와의 금리차이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일부 종목의 경우 국고채와의 금리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며 "앞으로 종목 간 차별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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