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이 높은 인건비와 강성노조 때문에 한국GM에 대한 점진적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는 해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고임금과 강성노조가 양질의 일자리를 없애는 요소로 작용한 미국 디트로이트의 사례가 한국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12일 "GM이 한국GM의 생산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은 인건비 급증과 전투적 노조 때문이며 이미 한국에서 철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GM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GM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한국에서의 위험요소를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비용이나 노조ㆍ정치 등으로 문제가 생기면 그 영향이 곧바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옛 대우자동차의 후신인 한국GM은 GM의 전세계 생산물량 중 20%를 만들고 있다. 한국GM에서 만든 물량 중 80%가 해외로 수출될 만큼 한국은 글로벌 GM의 중요 생산기지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GM은 글로벌 GM의 경차 및 소형차 개발기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이 한국에서 발을 빼려고 하는 것은 인건비와 노조 리스크 때문이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실제로 GM은 최근 지난해 말 소형차 '쉐보레 크루즈' 후속모델 생산에서 군산공장을 제외한 데 이어 크루즈 개발팀도 한국에서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량 일부를 스페인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한국이 이제 고비용 생산기지의 초기 단계가 됐다고 GM이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한국GM의 자동차 1대당 인건비는 1,133달러로 세계 평균인 677달러의 두 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상임금 이슈, 한반도 정세 등도 GM이 한국을 떠나려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GM 측은 "외신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GM은 한국GM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생산물량 조정도 전략과 계획에 따른 것이고 철수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