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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식 자본주의' 꽃핀 한 해
입력1999-12-30 00:00:00
수정
1999.12.30 00:00:00
1999년은 IMF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증권시장이 정부의 확고한 저금리정책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에 힘입어 기업 경영실적이 큰 폭으로 호전되고 시중금리 또한 하향안정화를 유지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한 해였다.지난해 말에 300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가 1995년 이후 다시 1,000 포인트를 넘나들고, 거래규모 또한 하루 거래량이 7조원대에 이르는사상 유례없는 활발한 매매를 보였다. 기업은 이러한 증시활황을 바탕으로 24조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증권시장을 통해 조달할 수 있었다.
다시말해 1999년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자의 자금운용이 증권시장을 통해 이루어지는 본격적인 「주식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한 원년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증권시장은 무엇보다 IMF 이후 침체의 늪에 빠졌던 우리의 경제가 새로운 활력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데 있어서 선도적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우선 129억불에 이르는 외국인투자자금의 순유입을 통해 외환위기의 극복에 결정적 기여를 했으며 기업의 재무건전화를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무난히 소화해 내고 지난해 한국통신에 이어 가스공사나 담배인삼공사와 같은 공기업 민영화의 효율적 추진 등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조달의 장을 마련했다.
상장회사를 중심으로 사외이사제가 정착되면서 기업의 투명한 기업경영을 위한 기틀도 마련했다. 무엇보다 증권시장의 활성화로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
인의 신인도가 크게 제고돼 국민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도 올해 증권시장의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다른 해와 비교되는 금년 증권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매매거래규모의 폭발적 증가를 들 수 있다. 작년에 비해 90%이상 증가한 680만여개의 활동계좌수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고객예탁금 최대 12조원이라는 시장수요기반의 확충을 바탕으로 거래규모가 폭발적으로 증대되었는데, 일평균거래대금 4조원대는 작년에 비해 4배이상 증가한 규모로 그만큼 올해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컸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매매거래의 증가세는 사이버적 매매환경의 조성에 따른 홈 트레이딩의 확산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그 보다는 최근 국내 경제상황의 뚜렷한 호조세와 성공적 기업구조조정의 마무리 등 국내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대한 기대와 외국인의 우리경제와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 할수 있다.
금년 국내 증권시장의 또 하나의 특징은 외국 증권시장과의 연계성이 한층 강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92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돼 온 증권시장의 국제화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증권시장도 해외시장의 움직임과 동조해 움직이는 양상을 보여왔으나 금년중에는 이러한 양상이 보다 뚜렷이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움직임, 일본 엔화의 향방이 국내 증권시장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주요 변수가 됐고 미국에서 시작된 첨단주·인터넷주의 열기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해외 증권시장 움직임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신속한 반응은 국내 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보유하면서 매매거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의 영향도 있으나 종국적으로는 우리 증권시장도 해외시장과 동떨어진 독립된 시장이 아니라 세계 증권시장의 한 축으로 함께 움직이는 시장이 되었다.
이는 세계 증권시장간 경쟁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단계에 있음을 의미한다.
거래소에서는 그동안 증권시장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있는 투자자·상장회사 지향의 거래소를 만들기 위하여 다양한 제도적 개선을 추진했다.
97년 호가정보 공개범위를 확대하여 시장내에서 이루어지는 매매거래내용이 그대로 투자자에 전달되는 투명한 시장을 구축하는 한편 매매체결 전면전산화로 신속하고 정확한 매매거래를 위한 하드웨어적 인프라를 구축했다.
제도적으로 위탁증거금 및 위탁수수료를 자율화하여 증권회사가 경쟁을 통해 투자자의 적극적인 시장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도 사이버 거래가 가능하도록 준비함으로써 최근의 홈트레이딩의 성공적 정착을 선도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매매거래시간을 1시간 확대하고 가격제한폭도 기존의 12%에서 15%로 확대함으로써 시장 기반구조를 확충한 것도 증권시장 활성화의 한 요인으로 생각된다.
새 천년엔 세계시장과의 교류와 경쟁이 보다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소는 국내 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과 원활한 매매거래를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 충실화를 도모하는 한편 시장제도 및 운영의 글로벌 스탠다드화를 통해 세계 증권시장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있는 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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