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악화 유화업계 '구조조정 폭풍전야' 원료값 상승·설비 과잉 탓 수급 불균형에 한국바스프·동부하이텍등 사업매각 나서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석유화학업계 전체가 '구조조정 폭풍'에 노출됐다. 국제 유가에 연동된 원료값 상승과 설비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으로 일부 유화업체들이 자의반 타의반 사업 매각에 나서기 시작했다. 27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수익성 악화로 가동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스티렌모노머(SM), 폴리스티렌(PS) 제조업체들이 관련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해 고순도텔레프탈산(PTA) 감산에 나섰던 삼성석유화학 등도 사업 재정비를 진행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갖추지 못해 수직계열화가 안된 유화사들의 어려움이 특히 심한 상황"이라며 "(유화업계는) 인수합병 등 대규모 새판짜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현금여력이 있는 일부 유화사들은 이틈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 품목 중 가장 수익성이 악화된 분야는 SM과 PS 등 스티렌계열. 이 가운데 NCC설비가 없는 한국바스프ㆍ동부하이텍 등이 1순위 사업매각업체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바스프그룹 독일 본사는 지난달 18일 공식적으로 스티렌계 사업 부문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혀 한국바스프 울산공장의 SMㆍPSㆍABS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동부하이텍 역시 울산에 있는 SM과 PS공장 등 석유화학사업 부문을 팔기 위해 인수희망업체들을 찾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큰 기업들에 인수제안서를 발송했으며 이달 말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동부하이텍의 인수제안서를 받은 SKCㆍ롯데대산유화 등은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희망금액은 2,300억~2,800억원선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SM 등 관련 사업이 원료값 급등 및 공급과잉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졌지만 가격만 맞으면 사겠다는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SM의 경우 삼성토탈이 연산 87만톤으로 생산능력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LG화학 67만톤, SKC 37만톤, 롯데대산유화 33만톤, 한국바스프 32만톤, 여천NCC 29만톤 순이다. 또 PS(EPS 포함)는 한국바스프가 연산 32만톤으로 업계 선두이고 금호석유화학 30만톤, 제일모직 24만톤, LG화학 23만톤, 동부하이텍 15만톤, SK케미칼 9만톤 순이다. 단일품목인 PTA만 생산 중인 삼성석유화학은 위기 타개를 위해 사업다각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석유화학이 단독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기업매각이나 인수합병 등에 나서는 등 운신의 폭이 대폭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호남석유화학ㆍ대림산업 등은 오히려 유화업계의 구조조정 시즌을 적극 이용해 사업규모를 키워가겠다는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 2007/08/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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