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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율에 할퀸 기업실적…하반기 기대
입력2006-04-04 13:39:38
수정
2006.04.04 13:39:38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내놓은 12월결산 상장사들의 2005년 실적내용을 살펴보면 국제유가 상승과 가파른 원화 절상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을 상당부분 갉아먹은 흔적이 역력하게나타난다.
특히 작년 실적악화를 불러온 양대 요인의 영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올해 1.4분기에 이어 2.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마저 낮아지면서 기업실적 개선시기가 하반기로 이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 제조업 1천원 팔아 76.8원 남겨..금융은 선전 = 거래소가 내놓은 12월 결산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2005년 코스피지수는 895선에서 1,379선으로 50%이상 급등했지만 기업실적은 주가급등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했음을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534개사의 작년 매출은 631조8천억원으로 증가율이 3.93%에 그쳤고 순익은 47조4천400억원으로 2.10% 감소했다.
특히 기업이 본래 영업을 통해 창출한 영업이익(52조1천201억원)은 9.76%나 줄어 기업들이 본업에서 줄어든 이익 상당분을 비경상이익 등으로 메웠음을 보여준다.
유가와 환율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비(非)금융업만 놓고 보면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하다.
526개 비금융업체들의 매출은 601조6천366억원으로 4.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46조2천253억원)과 순익(42조6천293억원) 감소율은 각각 17.4%, 10.4%로 534개 전체 상장사에 비해 악화의 정도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비금융업체들의 영업이익률도 2004년의 9.74%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아진 7.68%에 머물렀다. 2004년만 해도 1천원어치를 팔아 100원 가까이를 영업이익으로 남겼지만 지난해에는 76.8원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특히 한국 수출의 주력인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11조801억원) 감소율은 37.74%에 달했고 이밖에 운수장비(-31.37%), 화학(-17.14%), 전기.가스(-27.95%), 비금속광물(-74.70%) 등의 업종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금융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중소.벤처기업 위주의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12월 결산 819개 코스닥 비금융업체의 매출액은 61조4천억원으로 2004년보다 5.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조2천억원에 그쳐 오히려 9.8% 감소했다.
다만 은행 등 유가증권시장 금융업종은 부실자산 축소와 주가급등에 따른 투자유가증권 매각이익의 증가에 힘입어 4조8천66억원의 순익을 내 2004년에 비해 무려 453.0%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이며 비금융업종의 실적악화를 일부 가려주는 역할을했다.
◆ 더 단단해진 재무구조..非재벌기업 선전 = 전반적 실적부진속에도 긍정적인지표중 하나는 기업들의 '부채줄이기'가 지난해에도 이어지면서 기업 재무구조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 비금융업체들의 부채비율은 85.9%로 2004년말 92.1%보다 6%포인트이상 낮아지며 80%대에 진입했고 코스닥시장 비금융업체들의 부채비율 역시 84.9%로2004년보다 4.4%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실적악화가 재벌계열 대기업에 의해 주도된 반면, 여타 중견기업들의 실적이 비교적 안정됐다는 점도 지난해 기업실적의 두드러진 특징중 하나다.
전년 대비 순익감소분 4조9천570억원의 82%인 4조767억원이 삼성,LG 등 10대 그룹 계열사에 의해 발생했고 삼성전자를 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순익은 39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534개 분석대상기업중 흑자를 낸 비율이 84.3%로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냈던 2004년보다도 2.2%포인트 높아졌다.
◆ 올해 상반기도 기대미달 조짐..하반기 회복기대 = '과거지사'인 2005년 실적부진도 부진이지만 더욱 부담스러운 점은 올해 상반기도 급격한 실적개선이 이뤄지기 힘들어 실적개선 기대가 하반기로 이연될 것이라는 점이다.
1.4분기 실적발표철을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2조원 밑으로 내려갈 것이 확실시되는 것은 물론, 여타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 등 수출업종들의 실적이 2.4분기까지도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발간한 기업실적추정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 분석대상 기업들의 1.4분기 영업이익은 14조9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4% 늘어나지만 작년말 추정했던 것에 비하면 6.4% 줄고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14조8천억원으로역시 기존 추정치보다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아직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점은 주식시장의 여전한 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3.4분기와 4.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7조1천억원, 16조8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4%, 29.6% 증가할 전망"이라며 "느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변함이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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