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추가한 사업은 기존 업종과 연관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테마에 편승해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고유 업종과 무관한 분야에 진출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실제 수익 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사업목적변경을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기업은 52개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삼일제약은 기존 업종과 전혀 다른 음식점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고 대우자동차판매는 의료용기기 제조 및 판매업을 새로이 사업목적에 집어 넣었다. 삼립식품도 주유소 운영업과 체육시설 운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일제약의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 음식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음식점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문배철강과 NI테크, KG케미칼, 대유, 현대하이스코, 포스코 등은 자원개발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 가운데 문배철강은 자원개발 테마에 편승해 사업목적 추가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배철강측은 자원개발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다는 입장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고유가 때문에 증시에서 자원개발 테마가 형성되면서 관련 사업을 정관에 반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실제 사업에 진출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단순히 사업목적을 추가했다고 해서 해당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사업목적 변경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CS자산운용은 SK네트웍스 지분 273만2,519주(1.14%)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교육기관ㆍ교육시설 운영업과 자동차 리스, 보험 대리점업 등의 사업추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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