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업체인 메디포스트의 경영진이 호재 발표를 전후해 지분을 대거 내다 팔아 투자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지난 19일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 6만주를 장내매도 했다. 이로써 양 대표의 지분은 기존 7.84%에서 6.99%로 낮아졌다. 매각 대금은 주당 평균 17만6,182원으로 양 대표는 이번 매각을 통해 약 10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문제는 양 대표의 주식 매도 시점이다. 양 대표가 처음 주식을 장내 매도하기 시작한 19일은 메디포스트의 연골재생 치료제인 ‘카티스템’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줄기세포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날이다. 이후 양 대표는 20일(1만2,575주)과 25일(1만7,425주)에도 보유 주식을 내다 팔았다. 공교롭게도 25일은 메디포스트가 줄기세포치료제인 ‘카티스템’의 국내시판과 동시에 해외 직수출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낸 날이기도 하다.
양 대표에 앞서 메디포스트의 다른 경영진들도 일제히 주식을 매도했다. 황동진 메디포스트 사장은 올해 초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35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고, 부사장과 이사도 주식 매각으로 차익을 얻었다. 경영진의 주식 매도 소식이 전해지며 19일 장중 20만8,000원까지 올랐던 메디포스트의 주가는 이후 33%이상 급락하며 31일 13만8,300원까지 하락했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양 대표의 주식 매각 대금 105억원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증여세(79억원)와 양도세(11억원) 납부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양 대표는 주가가 사상 최고가(24만1,700원)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18일에도 보유 주식 11만주를 처분해 약 232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메트포스트에 따르면 232억원의 자금은 유상증자 참여에 약 38억원, 신주인수권 행사에 약 20억원이 사용됐다. 그러나 나머지 170여억원의 현금 여분이 있는 상황에서 양 대표의 추가 지분매각이 이뤄져 논란이 예상된다.
한 투자자는 인터넷 증권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회사 운영이 어려울 때 주주들에게 손 벌려 투자금을 모으고 이제 와서 지분 매각하면 양 대표가 주주를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한 총알받이로 생각한다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자신을 믿고 투자한 주주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보상해야 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232억원 중 170여억원은 신규병원설립 등 사용처가 정해져 있어 이번 세금 납부에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지분 매각을 끝으로 당분간 양 대표의 대표이사의 주식 매도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