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ㆍ주조ㆍ용접ㆍ도금 등 생산기반기술은 직접 매출액이 26조3,000억원에 달할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10배 이상이나 되는 그야말로 국가산업의 근간이다. 이는 소재와 제품의 중간 공정인 특성상 제품의 품질ㆍ성능ㆍ가격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생산기반기술이 강한 국가는 기계ㆍ자동차ㆍ전자산업 등 기술 집약적인 산업에서 선두국가로 현재 미국ㆍ독일ㆍ일본 등 3개 국가가 세계 생산기반 기술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세계 일등 생산기반 기술의 확보 없이는 세계일류 제품 생산국으로 도약이 불가능한 셈이다. 최근 국내 산업환경은 정보통신과 첨단 산업분야 위주로 육성돼 생산기반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또 생산기반기술 현장의 열악한 작업조건 때문에 3D 업종으로 인식돼 전문 기술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이 영세해 국제 경쟁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기반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부품ㆍ소재 산업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고 우리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세계 산업의 발전 방향인 친환경, 초경량화, 고기능화 등도 생산기반기술의 혁신적인 개발이 필수다. 자동차부품의 경량화를 위한 새로운 금형 주조기술 및 첨단 표면처리 기술과 전자부품의 고기능화를 위한 초정밀 금형기술 및 미세접합기술, 기계부품의 내구성 향상을 위한 플라즈마 열처리 등이 좋은 예가 된다. 일본 등 선진국은 일찍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창출하는 기초산업으로 생산기반 기술을 인식하고 그 동안 국가 차원에서 집중 투자와 육성을 해왔다. 이는 우리에게도 소중한 귀감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기반 기술의 발전방향을 미래 시장을 선점할 혁신기술 개발, 제품 설계 및 생산공정의 디지털화, 친환경적인 그린화 기술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지적한다. 또한 생산기반기술 지원 및 연구기능의 전문화, 집중화로 기술개발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관계된 집단들의 임무가 막중한 셈이다. 먼저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 계획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문기관을 중심으로 한 생산기반기술의 기술개발 지원체제를 정립해야 한다. 이후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생산기반기술 분야별로 수요의 시급성, 기술수준, 개발능력 등을 고려해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이때는 공장의 친환경, 무인자동화를 위한 디지털화 기술개발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하고 특히 생산기반기술 산업의 최대 현안인 인력난 해소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수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중핵기업 육성과 관련해 생산기반기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품질과 기술을 보유한 선도기업을 창출시켜 이 업체가 관련업계를 이끌 수 있도록 계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91년부터 시작된 ‘생산기반기술 경기대회’의 의미를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역대 수상자들은 지금까지 국가 생산기반기술 향상의 첨병이 돼 왔다. 24일 과천 기술표준원 중강당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 시상식에서는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서울엔지니어링㈜이 수상하는 것을 비롯해 ▦기업부문 ▦개인부문 ▦개인공로상 등에서 기업 34업체와 개인 55명이 영예를 안는다. 김혜원 기술표준원장은 “생산기반기술의 중요성이 국민에게 알려지고 생산현장 근로자의 긍지ㆍ사기를 앙양하며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및 현장인력 양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