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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두 "76년 패배 中情 약물공작때문"

70년대 복싱 세계챔피언이 당시 일본인 도전자에게 의문의 패배를 당한 이유가 중앙정보부의 약물 공작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광주일보에 따르면 전남 고흥 출신 전 WBA주니어미들급 세계챔피언 유제두(60)씨가 1976년 도쿄에서 열린 일본 와지마 고이치와의 2차 방어전에서 자신이 패한 이유에 대해 30년만에 입을 열었다. 유씨는 75년 일본 복싱 영웅 와지마 고이치를 7회 KO로 물리치면 주니어미들급 세계챔프에 등극한 뒤 일본 원정 1차 방어전도 미사코 마사히로를 역시 KO로 이겼으나 리턴 매치에서 의문의 KO패를 당했다. 76년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와지마 고이치와의 리턴 매치에서 링에 오르자 마자 창백한 얼굴에 맥이 풀린 사람처럼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경기내내 끌려 다니다가 결국 15라운드 KO패를 당했다. 당시에 챔피언인 유씨의 석연찮은 패배와 관련해 '약물중독설' 등 음모론이 떠돌기도 했으나 그 배후에 대해 당사자인 유씨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씨의 주장은 당시 무한 권력을 행사했던 중앙정보부가 박정희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을 하는 차원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 유씨는 "중앙정보부 요원인 목포 출신 후배 S씨가 지난 1981년에 찾아와 '그날(경기 당일) 드신 딸기 속에 약을 넣었다고 하던데요'라는 말을 했었다"면서 "중앙정보부가 김대중 선생과 친분이 있는 나를 견제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차원에서 약물 중독 공작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또 "1971년부터 김대중 선생한테 매년 명절 때마다 인사를 갔었고, 세계챔피언이 되고 나서도 동교동에 간 사실을 중앙정보부에서 알고 있었다"며 "또 만약 2차 방어전에 승리해 또 동교동을 찾아가고 이것을 언론에서 떠들면 박 대통령이 싫어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당시 한국권투위원회 위원장은 중앙정보부장 측근이어서 모든 작업이 가능했고 그날 패배 이후에도 세계타이틀전을 의도적으로 주선해 주지 않아 결국 은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이어 "이후 정권이 바뀐 뒤 후배 S씨에게 '나는 증거가 없어 밝힐 수 없으니 직접 내막을 밝혀달라'고 수차례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최근에는 S씨와 연락도 끊긴 상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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